[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박근혜정부 국정농단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비선실세' 최순실(최서원)씨가 파기환송심 첫 재판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씨 측은 박 전 대통령과 딸 정유라씨, 손석희 JTBC 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등을 증인으로 요청했다.
30일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오석준)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관련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에서 최씨는 발언 기회를 얻어 "저는 결코 비선실세가 아니다"라며 "JTBC(가 보도한) 태블릿PC도 제 것이 아니고 한 번도 실물을 본적 없다"고 주장했다. 또 "특검 수사를 받을 떄 검사가 수사에 협조를 안 하면 3족을 멸하겠다는 말이 진짜가 됐다. 딸과 손자 고통은 말할 수 없다"며 "국세청 압수수색과 마구잡이식 압수수색은 사회주의를 넘어 독재주의로 가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항변했다.
.jpg "국정농단 당사자 최순실씨가 파기환송심 첫 재판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진은 최씨가 지난해 8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국정농단 당사자 최순실씨가 파기환송심 첫 재판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진은 최씨가 지난해 8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씨 측 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 등 4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최씨 측 변호인은 "지금까지 법원은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공모관계를 인정했다"며 "이는 공모관계를 부인한 박 전 대통령 주장의 신빙성을 검증 받을 기회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뇌물죄 핵심 부분은 공범 여부인데 대부분 증거가 옆에서 쳐다본 사람 관찰이나 이런 사람들 추측 증언에 따른 것인데 뇌물 공여 안 했다는 증거가 훨씬 많다"면서 "중형이 선고된 사건에서 묵시적인 공모를 인정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면서 이 부분을 잘 살펴달라고 요청했다.
함께 재판을 받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측은 "특별히 말씀드릴 게 없다"며 유무죄 부분은 대법원 판단을 존중하며 양형 위주로 다투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 8월29일 최씨의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최씨 측이 대기업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지원하도록 한 건 강요로 볼 수 없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최씨는 1심에서 징역 20년에 벌금 180억원, 추징금 72억9427만원을 선고받았다. 2심에선 징역 20년에 벌금 200억원을 받았다. 안 전 수석은 1심에서 징역 6년에 벌금 1억원, 추징금 429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징역 5년에 벌금 6000만원으로 감형됐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