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오픈뱅킹 서비스 정식 출범을 한 달여 앞두고 KEB하나은행이 서비스 확대를 예고하는 등 경쟁을 본격화했다. 국민·신한은행보다 다소 늦은 행보지만, 컨텐츠에서는 뒤쳐지지 않겠단 각오다.
현재 시범운영 중인 오픈뱅킹은 한 은행앱에서 자기 명의 타행 계좌의 자금 이체와 조회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아직은 이체·조회 등 지급결제 위주로 허용되고 있지만, 참여사들은 그 틀 안에서 집금(자금모으기)·환전·송금 등의 영역에서 새로운 서비스 내놓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오픈뱅킹 서비스 추가를 위해 ‘오픈뱅킹 이용약관’과 ‘하나 원큐 적금’ 특약 개정을 진행한다. 변경된 내용은 오픈뱅킹이 정식 출범하는 내달 18일부터 적용된다. 현재 오픈뱅킹은 10개 은행이 시범 참여 중이나, 다음달부터는 추가 8개 은행과 핀테크사들의 참여가 가능하다.
현행 KEB하나은행의 오픈뱅킹 이용약관은 ‘이체’와 ‘조회’ 서비스 등에 한정돼 있으며 시범 기간 간 서비스가 제공 중이다. 개정된 이용약관은 자금을 출금해 ‘금융상품 신규가입 및 환전’ 등 다양한 금융거래를 이용하는 서비스로 확장되고 ‘다수의 출금계좌에서 특정 계좌로 입금하는 서비스(자금모으기)’가 추가됐다. ‘기타 은행이 정한 서비스 항목’도 마련해 향후 도입될 서비스의 종류가 유연할 수 있다고 알렸다.
하나 원큐 적금 특약 변경으로는 0.8%포인트의 우대금리 항목이 신설됐다. 오픈뱅킹 이용 동의 및 출금계좌 등록 시 연 0.3%포인트, 오픈뱅킹 출금이체 6회 이상 납입 시 연 0.5%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제공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오픈뱅킹을 하나 원큐앱에 있는 서비스들과 결합해 송금·환전 서비스 등으로 점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자산관리 등 다각적 서비스가 가능한 부분을 고객께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결제 기능에 한정되고 있지만 오픈뱅킹은 결제기능과 고객 데이터를 표준방식(오픈API)으로 제3자에게 공개하는 것을 통칭한다. 현재 데이터 관련 법안들은 국회 각 상임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라 참여사들은 결제기능에서 파생될 수 있는 서비스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앱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은행 계좌 간 이체 시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화면상 계좌를 끌어 합치는 '드래그 앤 드롭(Drag-and-drop)' 기능을 개발 중이다.
국민은행은 집금 기능으로 모인 자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고객별로 최적화된 상품을 추천해주는 기능을 구현키로 했다. 반대로 우리은행은 수시입출금 통장에서 일정 잔액 이하로 떨어질 시 타 계좌에서 집금이 되는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내달 정식 오픈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핀테크사들도 진출을 앞두고 있어 보다 다양한 서비스가 제시될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기준 138개의 핀테크사들이 오픈뱅킹 참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자산관리 플랫폼 핀크는 연내 자사서비스와 오픈뱅킹을 연계해 해외송금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이체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해외송금·환전 등에서 빠르게 서비스가 적용될 것"이라며 "아직은 고객들이 시험 삼아 사용이 많은 것으로 내부에선 판단하나 조만간 이체 거래의 중심이 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이 서비스 확대를 예고하며 ‘오픈뱅킹 서비스’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한 고객이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DB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