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3세대(3G)·롱텀에볼루션(LTE) 요금제 간소화에 나선다. 복잡한 요금체계를 개편해 효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이통사들이 5세대(5G) 통신에 주력하면서 선택권을 좁히고 있다는 입장이다. 마케팅 혜택도 5G 고객에 집중되고 있어 이전 세대 고객에 대한 홀대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와 SK텔레콤은 각각 다음 달 1일, 6일부터 3G·LTE 일부 요금제의 신규 가입을 중단한다. KT는 LTE데이터선택 9종을 비롯해 순 모두다올레(LTE) 3종, 유선무선완전무한(3G) 3종 등 60개 요금제 가입이 제한되며, SK텔레콤은 전국민무한(LTE) 4종, T끼리(3G) 4종, LTE 맞춤형 5종 등 40개 요금제의 가입이 중단된다. LG유플러스도 연내 요금제를 개편할 계획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중단되는 요금제는 출시된 지 오래돼 가입자가 많지 않은 상품"이라며 "정부와 통신사들이 이용자 편의 측면에서 복잡한 요금체계를 개편하려는 취지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 휴대폰 대리점 앞에 한 소비자가 서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이용자 반응은 다르다. 요금제 개편으로 3G·LTE 고객의 선택권이 축소됐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요금제는 혜택이 커 선호도가 꾸준하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의 경우 결합된 가족의 이용기간 합계에 따라 최대 50%의 월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는 T끼리 온가족 할인 프로그램·할인 가능 요금제의 가입이 불가능하게 된다. KT는 월 6만5890원에 음성·문자·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선호도가 높은 LTE 데이터선택 요금제의 신규 가입이 중단된다.
이통사들은 5G가 서비스된 이후 5G 고객 확보를 위해 열을 올렸다. 5G 고객을 위한 전용 멤버십을 만들고, 5G폰에 공시지원금도 쏟아 부었다. 비슷한 요금제를 선택하고, 비슷한 수준의 스마트폰을 선택했음에도 5G와 LTE폰의 공시지원금이 2배에서 많게는 4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물밑에서 지원되는 보조금도 5G폰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판매장려금을 5G폰에 집중, 판매자들이 판매장려금 일부는 고객에게 불법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통신의 세대가 바뀔때마다 벌어졌던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 앞서 3G에서 LTE로 바뀔 때에도 3G와 LTE 등 서비스별로 나눠져 있던 요금상품들이 LTE요금제로 통폐합된 바 있다. 이통사들이 LTE 요금제로 자연스레 변경을 유도한 것이다. 3G 이용자가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LTE폰 구입시 보조금을 대폭 늘려주는 리베이트 경쟁도 반복되는 모습이다. 이통시장 현장 관계자는 "판매자나 소비자 입장에서 살펴봤을 때 5G에 혜택에 집중되다 보니 5G로 유도하게 된다"며 "상대적으로 3G나 LTE 고객에게는 혜택이 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