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대형 은행들의 오프라인 영업점 감축 규모가 대폭 늘었다. 디지털 금융 강화 기조로 대면 채널의 필요성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등에 따라 업황이 나빠질 것으로 보고, 비용 절감 차원의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영업점수는 올 들어 42개 줄었다. 전체적으로 37개 점포를 신설했지만, 79개 영업점을 감축하면서 총 개수가 감소한 것이다. 올해 점포 감소폭은 지난해 15개 보다 2.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는 KEB하나은행의 영업점이 27개로 감소폭이 가장 크다. 국민은행의 영업점은 8개 감소했으며 우리은행 5개, 신한은행 2개로 뒤를 이었다.
그간 은행들은 디지털 전환, 경영 효율성 제고 등을 이유로 영업점 축소를 이어 왔다. 씨티은행이 영업점의 70%를 축소하는 등 감소 폭이 크다는 지적에 지난해엔 축소 규모를 대폭 줄이기도 했다. 그러나 '은행 점포 폐쇄 관련 공동절차'를 통해 영업점 운영에 대한 자율성이 커지자 은행들은 다시 감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은행들은 영업점 신설이 필요한 경우 최소한의 업무만 취급하는 '특화점포'를 신설하는 추세다. 대면창구를 선호하는 고객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국민은행은 기존의 거점지점보다 대형화된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니버셜 허브지점(PG 2.0), 무인점포 디지털셀프점, 현금·서류없는 KB디지털금융점, IT특화 KBInsighT 지점 등을 잇따라 내며 오프라인 서비스 확충에도 고민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홍익대 지점을 카페와 미술 작품 전시장으로, KEB하나은행은 서울 광화문역지점엔 서점으로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우리은행은 차를 타고 환전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시기가 우연히 겹쳐져 당행이 진행하는 오프라인 지점들의 개설이 일제히 몰리기도 했다"라며 "오픈뱅킹 등 비대면 확장세가 보다 빨라지겠지만 대면업무가 고객과 소통하는 기본이기에 계속해 서비스 편의 확대를 위한 실험을 잇고자 한다"고 말했다.
4대 시중은행의 올해 영업점 축소 비율이 지난해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산한 서울의 시중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