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지방은행의 점포 수 감축 규모가 늘었다. 비대면 확대로 지방 고객들의 은행 선택폭이 커지자 영업 효율화를 위한 재편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방은행은 특성상 지역 밀착 영업 전략을 펴고 있어 규모 대비 많은 지점을 갖췄지만,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영업점 추가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부산·경남·광주·전북은행 등 5대 지방은행의 점포 수는 올 들어 20곳(통폐합 예정 포함) 줄었다. 이들 은행의 점포 수는 수도권 진출 등에 따라 지난 2016년에는 7곳이 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축소세로 전환돼 2017년에는 14개, 2018년 18개를 감축하는 등 감소폭이 증가하고 있다.
은행별로 대구은행이 10개 점포를 줄였고, 경남·광주은행이 각 4개, 부산·전북은행 각 1개 점포를 축소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상권 변화 등 지점 영업점 환경 효율화를 위한 방안 차원으로 점포 통폐합을 진행했다"면서 "다른 점포들이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고객의 불편함은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도 은행 간 경쟁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3 인터넷전문은행의 신규 인가 가능성이 크고 오픈뱅킹 시행 등으로 예금 유치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덩달아 지방은행의 텃밭이 됐던 지역 고객들의 은행 선택폭도 넓어지는 상황이다. 지방은행의 거점 지역 여신점유율은 2015년 25.1%에서 2018년 23.7%로 낮아졌다.
5개 지방은행의 실적도 악화했다. 이들 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99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527억원)보다 5.9% 감소했다. 지방 경기침체와 모바일 거래 확대 등으로 지방은행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시중은행 대비 지방은행의 지점 보유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다. 예컨대 422조원 자산규모인 국민은행의 지점 수는 지난해 1055개인데 같은 기간 71조원 규모의 부산은행은 257개 지점을 운영했다. 자산규모는 6배 차이나지만, 지점 수는 4배 차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지방은행들은 대면 영업점 효율화를 진행하면서도 비대면 영업망 확충에 눈을 돌리고 있다. 대구은행은 9월말 이용 절차를 간편하게 하면서 생활플랫폼 서비스를 추가한 'IM뱅크'를 선뵀다. 지난 5월 핀크 및 SK텔레콤와 협업해 출시한 'T하이파이브(high5) 적금'도 인기를 끌었다. 광주은행은 다음달 중순 앱의 사용자환경을 대폭 바꿀 예정이다. 경남은행도 내년 1월 새 모바일뱅킹을 출시하기로 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오픈뱅킹 확대로 시중은행들의 비대면 경쟁이 확대되면 지방은행의 입지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어 대응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지방은행의 점포 수가 20개 줄며 감축 규모가 늘었다. 영업점 효율성을 위해 편의점 복합점포로 꾸민 한 지방은행 지점.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