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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앞세워 대박친 은행들, 여세 몰아 신규상품 몰이
국민은행 BTS, 신한은행 박보검으로 인기몰이…카카오뱅크는 재미 추구 '저금통' 호평
입력 : 2019-12-10 오후 3:56:43
[뉴스토마토 최한영 박한나 신병남 기자] 은행들이 올해 호실적을 기록한 데는 톱스타를 앞세우거나 재미를 추구해온 공격적인 마케팅이 큰 몫을 했다는 평가다. 저금리와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홍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KB X BTS 적금'으로 27만좌를 판매하며 대박을 쳤다. 여세를 몰아 BTX를 내세운 신규 상품들을 선뵐 예정이다. 특히 'Liiv M X 방탄소년단 by KB국민은행' 유튜브 광고 영상은 공개 8일 만에 조회수 110만회를 돌파했다. 국민은행은 통신 브랜드 '리브 모바일(Liiv M)' 정식 서비스 출시에 앞서 지난 3일 BTS을 모델로 한 광고를 공개한 바 있다. 리브 모바일은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에 따라 국민은행이 이동통신업에 진출한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브랜드다. LG유플러스와 협업해 기존 통신 3사 요금제의 반값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며 오는 16일 정식 오픈을 앞두고 있다.
 
허인 행장은 지난달 리브 모바일 출시행사에서 "혁신의 완성품이 아니라 혁신의 시작이라고 본다"며 "금융과 통신이 어떻게 융합해야 할지 잘 준비하고 고객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스마트하고 젊은 이미지 제고를 위해 지난 5월부터 1년 간 배우 박보검과 광고모델 계약을 맺었다. 10월 말 오픈뱅킹 시범출시와 함께 박보검을 모델로 한 '오픈뱅킹은 SOL' 광고 영상도 유튜브에 공개했다. 박보검이 '쏠(SOL)'의 각종 기능을 고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도와주는 영상으로 공개 40여일 만인 10일 기준 조회수 1031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9월 이후 약 3만장 발급된 박보검 한정판 체크카드도 인기를 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체크카드 발급과 함께 브로마이드도 제작 배포했는데 순식간에 사라질 만큼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배우 박보검을 모델로 한 '오픈뱅킹은 SOL' 광고 영상. 사진/신한은행 유튜브 갈무리
 
인터넷전문은행의 움직임도 주목할만하다. 26주 적금·모임통장 등의 서비스로 호평을 받았던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은 10일 소액·자동·재미요소를 결합한 소액 저축상품 '저금통'을 출시했다. 카카오뱅크 저금통 개설 후 '동전 모으기'를 선택하면 매일(월~금요일) 자정 기준으로 고객이 선택한 카카오뱅크 입출금계좌 내 1~999원의 잔돈이 다음날 저금통으로 자동이체되는 방식이다.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저금통의 특징을 재해석해 모바일과 실생활을 연결했다. 카카오뱅크는 "저금통에 쌓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10만원"이라며 "작은 돼지저금통을 동전으로 가득 채웠을 때 기대하는 금액이 약 10만원 정도라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실물 저금통에 저금했을 때 총액을 즉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도 반영해 카카오뱅크 저금통에 쌓인 금액을 매월 5일 '엿보기' 기능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김기성 매니저(저금통TF장)는 "(카카오뱅크가) 출시하는 금융상품 들에 대해 고객들이 경험을 늘려가는 상품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이같은 움직임을 놓고 금융당국이 이달 중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내준다는 방침인 점과 연계해 기존 이용자 대상 시선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카카오뱅크의 소액 저축상품 '저금통' 안내화면. 사진/카카오뱅크
 
저축은행 중에선 웰컴저축은행의 비대면 채널 영업성과가 눈에 띈다. 웰컴저축은행이 LG유플러스와 제휴해 출시한 적금 'U+웰컴투에이트(8)'를 완판한 것은 영업망 한계로 비대면 영업에 사활을 걸었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U+웰컴투에이트는 LG유플러스에서 월 5만원 이상 요금제를 이용 중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최대 연 8%의 금리 혜택을 제공한 12개월 정기적립식 적금 특판상품이다. 1인당 평균 계약금액은 220만원(최대 240만원)으로 모인 계약금만 480억원에 이른다.
 
2금융권인 저축은행과 통신사가 협업해 적금상품을 출시한 것 자체도 이례적이지만 완판 기록까지 세운 것 역시 특이할 만하다. 지난 9월23일부터 10월14일까지 4주 간 매주 월요일 오전 9시부터 선착순 5000명을 모집한 월컴저축은행은 2만 계좌를 조기 완판했다.
 
웰컴저축은행 예·적금 가입이력이 없는 고객이거나 가입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가입한 고객이 가입조건임을 감안하면 2만명의 신규 예금고객을 모집한 것이다. 이 상품은 웰컴저축은행의 모바일 앱 웰컴디지털뱅크를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했는데, 판매 첫 날에는 적금에 가입하기 위한 고객들이 웰컴디지털뱅크에 몰리면서 ‘서비스 접속 대기’ 메시지로 앱이 마비되기도 했다.
 
저축은행이 시중은행과 비교해 영업점이 적은 오프라인 판매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모바일 채널에 집중한 것이 올해부터 빛을 보기 시작했다는 해석이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4월 업계 최초로 출시한 디지털 금융 플랫폼 '웰컴디지털뱅크'를 출시해 비대면 채널을 강화해왔다. 웰컴디지털뱅크의 다운로드 수는 연내 100만건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웰컴저축은행은 자사 플랫폼 웰컴디지털뱅크를 통한 통신사 협업으로 목표한 예금 고객을 확보하고 홍보 효과까지 얻었다. 이번 협업으로 성과를 확인한 웰컴저축은행은 내년에는 통신·유통 등 타 산업군과 특판 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계속 하락하고 있고, 요즘같은 저금리 시대에 보기 드문 금리를 제공한 것이 완판의 이유인 것 같다"며 "저축은행과 협업해도 매진이 된다는 것을 시장에 보여주는 첫 사례가 돼 내·외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웰컴저축은행 직원이 영업점에서 고객에게 자사 상품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웰컴저축은행
 
최한영·박한나·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신병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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