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토스뱅크'가 금융감독원 인터넷전문은행 외부평가위원회를 통과하며 제3 인터넷은행 출범을 알렸다. 한 차례 인가 실패 이후 금융위원회 컨설팅까지 거친 '재수생' 신분이기에 또다시 떨어졌다면 토스뱅크도, 과외를 진행한 금융위도 아찔한 상황이 연출될 뻔했다. 남은 과제는 사업계획서에도 드러낸 혁신성인데 시장 내에서 제 역할을 할지는 미지수다.
이는 앞서 사업에 진출한 인터넷은행들의 잔상 탓이기도 하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사용자가 늘고 있지만 시중은행들은 콧방귀를 끼는 게 사실이다. 경쟁자라는 인식보다 아직까지는 좋은 '러닝메이트' 수준으로 판단한다. 인터넷은행들도 자신들을 사실상 체급이 다른 은행으로 치부하고 있다. 이들이 인터넷은행 특별법 개정으로 자본금 확충을 바라는 논리에도 같지만 다른 은행이라는 사실을 계속해 설득 근거로 삼고 있다.
토스뱅크를 비롯 인터넷은행들은 하나같이 '신 파일러(Thin Filer·금융이력 부족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 상품 개발에 나선다고 밝힌다. 인터넷은행의 존재 이유기도 하지만 이는 시중은행들도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영역이다. 마찬가지로 토스뱅크는 개인사업자(SOHO) 대출도 늘리겠다고 하지만 말처럼 쉬운 영역이 아니다. 위험도가 높은 만큼 위험가중자산(RWA)을 많이 쌓을 수밖에 없고 그만큼 경쟁력을 내세우기 어렵다.
시중은행들은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직까진 협업을 택하고 있다. '통신사 신용등급(텔레스코어)'을 대출조건으로 삼거나, '무신사', '11번가'와 같은 유통 플랫폼을 보고 신용도를 부여하는 것이 예다. 쉽게 말해 플랫폼이 개인 사업자의 신용도를 보증한다는 뜻이다. 은행이 새 시장의 신용도를 판단하기 위해선 평가가 용이해질 만큼 모수가 쌓일 시간이 필요하거니와 그 모수가 유효한 것인지 파악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내후년 토스뱅크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해도 언제 새 대출 서비스가 진행될지는 요원하다.
이제 첫 삽을 뜨는 신규 인터넷은행에 괜한 어깃장을 부리는 게 아니다. 그렇지만 상반기 인가전 흥행 참패 이후 금융위는 외평위 운영 방식을 바꾸고 외평위원들도 전원 교체했다. 이날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말한 혁신성도 아직은 모호해보인다. 인가를 위한 인가전 속 토스뱅크의 출현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고 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