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가계대출 시장이 위축되자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잇따라 '정책자금 대출 앱'과 같은 플랫폼을 출시해 지원이 필요한 중기 고객들의 편의를 제공하면서 이를 통한 대출자산 증대 효과도 노리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다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블록체인 기반 정책자금 대출 플랫폼' 구축을 위한 사업자 선정에 들어갔다. 이는 지난해 11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진행한 협약의 일환으로 양 기관은 공동으로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대출 정보 교차 확인과 신속한 민원 처리 대응 체계를 위해 협력키로 했다.
정책자금 대출은 소기업·소상공인의 성장을 위해 정부나 관련 기관에서 예산을 편성해 지원하는 대출상품이다. 일반 사업자 대출보다 금리와 상환기간 등에서 유리한 것임에도 사용자 입장에선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찾기도 어렵고 신청에 번거로움이 있었다. 플랫폼 구축 시 방문 횟수가 절반으로 줄어들고, 대출 실행 기간도 10일 이내로 단축될 전망이다. 특히 신한은행은 은행권 중 최초로 블록체인 네트워크 기술을 적용해 보안성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2월말 정도에 업체를 선정해서 프로세스를 실행할 것 같다"면서 "구축 기간을 6개월로 잡고 있지만 본 서비스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진행과정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IBK 박스'를 선보이며 정책자금 등 중기지원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박스는 생산·자금·인력·재무·마케팅 등 중소기업의 경영활동 전반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비대면 대출 지원 △정책자금 맞춤 추천 △생산자네트워크 지원 △해외 바이어 매칭 △기업 부동산 매매 중개 등이 있다.
국민은행은 모바일 정책자금 플랫폼 'KB 브릿지(Bridge)'를 출시했다.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3개월 만에 이용자 수가 1만1000건에 달할 정도로 많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적극적인 중기 지원에 지난해 국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00조원을 넘어섰다.
은행들은 지난 1일부터 적용된 신 예대율(가계대출 가중치를 15% 높이고, 기업대출 가중치를 15% 낮춤) 규제에 따라 올해도 중기대출 경쟁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444조2247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7.4%(30조7993억 원) 늘어났다.
주요 은행들은 잇따라 '정책자금 대출 앱'과 같은 플랫폼을 출시해 지원이 필요한 고객들의 편의를 제공하면서 이를 통한 대출자산 증대 효과도 노리고 있다. 사진은 대구 서구 염색산업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