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대한민국 재벌에 대한 신뢰도가 일제히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 신뢰도가 대폭 하락한 뒤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대내외 경제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의 역할을 기대하는 바람이 반영된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가족 간 경영권 다툼 등 내홍을 겪고 있는 한진은 신뢰도 개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면서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3일 <뉴스토마토>와 한국CSR연구소(소장 안치용),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에 따르면 30대 재벌의 2019년 4분기(2020년 1월) 일반인지 부문 지수(이하 일반인지 지수)는 모두 상승했다. 평균 지수는 10.77로 평균 4포인트 올랐다.
일반인지 지수는 30대 재벌과 총수에 대해 신뢰하는 정도를 7점 척도로 조사하고 이를 –100점~100점으로 환산한다.
LG는 지난 조사보다 일반인지 지수가 소폭(40.3→41.7) 오르면서 16회 연속 1위를 유지했다. 2위는 삼성이 차지했는데 LG보다 지수가 크게 상승(29.7→34.5)하면서 격차를 줄였다.
최근 1년간 LG(1분기 39.6→2분기 41.8→3분기 40.3→4분기 41.7)의 신뢰도는 큰 변동이 없지만 삼성은 (1분기 23.0→2분기 25.4→3분기 29.7→4분기 34.5) 계속 상승 폭을 키우면서 두 그룹 간 차이가 줄어드는 추세다. GS(26.5)와 카카오(26.2)도 각각 3·4위로 순위를 유지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신세계와 롯데의 신뢰도가 크게 상승했다. 신세계는 지수가 17.0에서 25.3으로 높아지면서 5위에 이름을 올렸고, 롯데는 신뢰도가 부정적(-8.8) 인식이 강했던 지수대에서 긍정적인 지수대(2.1)로 진입했다.
지난 조사에서 이재현 회장 장남의 마약 밀반입 사건으로 신뢰도가 급락했던 CJ(12.5→20.0)도 큰 폭의 회복세를 보였다.
하위권에 있는 금호아시아나(-10.6→-2.7, 28위→25위)와 부영(-20.1→-12.6, 30위→29위)도 신뢰도 상승이 두드러졌다. 반면 '남매의 난' 등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러운 한진(-16.6→-13.1)은 평균 이하의 상승 폭을 기록하면서 2019년 1분기 조사 이후 3회차 만에 다시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이번 조사는 서울과 주요 광역시도에 거주하는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7일부터 20일까지 4일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