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0에 참석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국제적으로 번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CEO 불참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고심했지만, 글로벌 통신사 및 제조사들과 만나 해외 세일즈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비롯해 구현모 KT 차기 CEO 내정자(사장)등 이통 3사 CEO는 이달 24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MWC 2020에 참석하기로 내부 의견 조율을 마쳤다. 박 사장과 하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연속 참가하는 것이며, 구 사장은 국제무대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왼쪽부터)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구현모 차기 KT CEO 내정자,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사진/각사
SK텔레콤은 박 사장을 비롯해 15명 내외 임원진을 중심으로 출장단을 구성한다. 지난해에는 60~70여명의 임직원들이 참석했다. 박 사장은 국내 이통사 중 유일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이사회 멤버다. MWC를 주관하는 GSMA 이사회 회의(보드 미팅)에 한국 대표로 참석할 예정이다. 올해 경영 목표로 제시한 인공지능(AI) 초협력과 관련한 구체적인 밑그림 제시 및 글로벌 기업과 업무협약 등 비즈니스 확대도 기대된다.
KT는 구 사장을 필두로 출장단을 꾸린다. MWC 출장 기획 단계부터 실무 임원진 중심 최소 인원으로 출장단을 준비해왔다. 사전에 잡힌 주요 기업들과의 비즈니스 회의 위주로 참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도 하 부회장을 포함, 20여명의 출장단이 구성됐다. 지난해 대비 절반가량 줄어들었다. 하 부회장은 MWC 행사장에서 북미, 유럽, 아시아의 통신사와 제조사, 솔루션 업체를 만나 비즈니스 협력 강화를 논의할 예정이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신규 5G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는 방안 등이 적극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통 3사 CEO뿐 아니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예정대로 참석한다.
MWC는 이통 3사 CEO들에게 주요 글로벌 파트너들과 만나 5G 사업 확대 논의를 본격적으로 할 수 있는 자리다. 특히 지난해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이통 3사로서는 5G 기술력을 뽐내는 동시에 올해 해외 주요국의 5G 서비스가 본격 상용화되면서 글로벌 업체와 협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제휴기업들과 비즈니스 회의를 미룰 경우 경영 행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 우선적으로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이통 3사 CEO들이 참석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MWC 2020에 불참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늘어나고 있다. LG전자를 시작으로 에릭슨, 엔비디아, 아마존이 MWC 불참 의사를 밝혔고, 일본 소니와 NTT 도코모도 불참을 선언했다. GSMA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우려에 대한 대책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에서 오는 모든 입국자의 출입을 금지하고 행사장 내 열 감지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으며, 상주 의료진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리는 등 스페인 보건 당국 등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