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차기 우리은행장에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가 사실상 확정됐다. '손태승 체제'에 힘을 싣기로 한 우리금융지주가 일부 사외이사들의 강한 지원에 예상을 깬 결정을 내렸다.
우리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11일 권 후보를 비롯해 김정기 영업지원부문 겸 HR그룹 집행부문장(부행장), 이동연 우리FIS 대표 등 우리은행장 후보 3인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결과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로 권 대표를 단수 추천한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2년간 은행장으로 일한다.
권 후보는 1963년생으로 울산 학성고,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대등합병에 따라 재출범한 우리은행에서 IB그룹 겸 대외협력단 집행부행장 등을 역임하고 우리프라이비에쿼티 대표이사를 거쳐 현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이사로 재임 중이다. 권 후보는 상업은행 출신으로 한일은행 출신인 손 회장과의 형평성 문제에도 자유롭다는 평이다.
우리금융그룹 임추위는 "면접 당시 권 후보가 고객 중심 경영을 통한 고객 신뢰 회복, 내실 경영, 위험가중자산 관리 및 신규 사업 기회 발굴을 통한 경영 효율화 등 경영 전략을 제시했다"면서 "그룹임추위 위원들도 권 후보의 경영 전략과 조직 구성원과의 경영 철학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권 후보의 발탁은 대반전이란 평가다. 당초 손 회장의 지지를 받는 김 부문장이 무리 없이 은행장에 선임될 것이란 것이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장동우·박상용 등 임추위에 참여한 사외이사들이 권 후보를 강하게 지지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후문이다. 지난달 29일 프레젠테이션 등 후보별 심층면접에서도 임추위 위원들 간 의견이 갈리며 행장 인사가 늦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인물 평가에선 비은행 등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권 후보의 경험이 높은 점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임추위 측도 권 후보가 투자은행(IB)업무와 해외 기업설명(IR) 경험을 바탕으로 은행의 기업금융투자(CIB)와 글로벌 전략 추진에 적임자라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IB와 글로벌 사업은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해 은행들이 강화하는 대표적인 사업 영역이다.
반전의 결과지만 권 후보는 당장 '안살림' 챙기기에 나서야할 판이다.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중징계(문책경고)가 결정되자 손 회장이 연임 의사를 굽히지 않고 금융당국과 소송전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고객 비밀번호 도용·라임자산운용 사태 등 우리은행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도 높아 조직 안정화에 대한 부담이 크다.
한편 임추위는 이날 자회사 6곳에 대한 대표이사 후보 추천도 실시했다. 우리종금 대표이사에 김종득 현 우리은행 자금시장그룹 집행부행장보, 우리신용정보 대표이사에 조수형 현 우리은행 소비자브랜드그룹 집행부행장보, 우리펀드서비스에 고영배 현 우리은행 신탁연금그룹 상무를 신규 선임했다.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이사와 이동연 우리FIS 대표이사, 최광해 우리금융연구소 대표이사는 연임됐다.
차기 우리은행장에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가 사실상 확정됐다. 사진/우리은행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