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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관 입찰 알고보니 짬짜미로 얼룩…K&G스틸·웅진산업 등 62억 처벌
낙찰예정사·들러리로 물량나눠먹기
입력 : 2020-03-03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한국수자원공사·지자체 상수도사업본부 등이 발주한 수도관 공공입찰에 짬짜미 업체들이 수두룩 덜미를 잡혔다. 담합 업체들은 낙찰예정사와 들러리를 통해 물량 나눠먹기를 하는 등 입찰 물량만 230건 규모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폴리에틸렌 피복강관(수도관) 입찰에 담합한 10개 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61억9000만원을 부과한다고 3일 밝혔다.
 
담합 업체는 건일스틸, K&G스틸, 웅진산업, 서울강관, 한국종합철관, 현대특수강, 구웅산업, 웰텍, 태성스틸, 주성이엔지 등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지자체 상수도사업본부, 한국농어촌공사 등 수도관의 설치·교체를 담당하는 수요기관의 폴리에틸렌 피복강관 입찰에서 건일스틸 등 10개 사업자가 담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수도관(폴리에틸렌 피복강관) 모습. 출처/공정거래위원회
이들은 수요기관의 발주시기·구매물량 정보를 사전 파악해 담합을 위한 ‘영업추진업체’로 낙찰 예정사를 결정했다. 
 
낙찰 예정사는 제비뽑기로 정했다. 낙찰사와 들러리사 간의 물량배분은 5개사가 입찰할 경우 낙찰사 52%, 4개 들러리사 각 12% 등이었다. 물량 나눠먹기는 상황에 따라 지속적으로 수정, 보완됐다.
 
실제 투찰 가격은 전화·팩스를 통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실행됐다. 결국 담합 가담 업체가 모두 낙찰받은 건은 총 230건이었다.
 
신용희 공정위 입찰담합조사과장은 “2009년부터 다수공급자계약(MAS) 구매방식이 도입되면서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이 방식은 조달청과 협상·조정을 통해 사업자별 단가가 결정되는 소위 ‘1단계 경쟁’으로 조달청 물품 등록 단가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신 과장은 이어 “‘2단계 경쟁’인 입찰 과정에서 이 단가의 90% 수준에 근접, 투찰해야 낙찰을 받을 수 있어 수익성이 전반 악화된 것”이라며 “경쟁을 회피하고 저가 투찰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담합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경쟁 촉진을 위해 사실상 지명경쟁 입찰이자, 투찰범위를 제한하는 MAS 2단계 경쟁 입찰 방식을 조달청과 협의할 방침이다.
 
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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