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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위반vs리베이트…한진칼 주총, 관전포인트 3가지
주총 9일 앞두고 진실공방 여전…지분율 전쟁도 'ing'
입력 : 2020-03-19 오전 6:03: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한진그룹의 새 경영진이 결정될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가 한주 앞으로 다가왔다. 주총이 가까워질수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연합군의 진실 공방도 뜨거워지고 있다. 이 가운데 양측이 지분 매입도 멈추지 않으며 주총 이후의 상황도 점점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조 전 부사장-KCGI-반도건설 주주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조사해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조 전 부사장 주주연합도 대한항공 고위 임원들이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로부터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이 관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이다.
 
쟁점1.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 주총 전 밝혀질까
 
한진칼은 조 전 부사장 주주연합 중 반도건설이 허위 공시를 했다며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반도건설은 2019년 8월부터 계열사 대호개발 등을 통해 한진칼 주식을 사들였는데, 2019년 12월 6일까지 보유 목적은 '단순투자'였다. 하지만 한진그룹에 따르면 권 회장은 이 시기 한진그룹 대주주와 조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명예회장직과 한진칼 임원 선임권, 부동산 개발권 등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경영 참여 목적이 있었음에도 이를 속이고 단순 투자 목적으로 허위 공시했다는 것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5% 이상 주식을 보유하게 된 자는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보유 목적을 보고해야 한다. 반도건설은 지난 1월 10일 보유 목적을 '경영 참가'로 변경했다. 이 때문에 이 시점 이전에 확보한 지분 8.28% 중 5%를 초과한 3.28%를 처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KCGI의 경우 다른 주주에게 의결권 위임장을 받기 시작한 날짜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의결권 대리행사를 위한 위임장과 참고서류를 제출한 후 2영업일이 지난 후부터 대리행사 권유에 나서야 하는데 이보다 앞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밖에 투자목적회사(SPC)의 투자 방법과 공시도 자본시장법을 어겼다는 지적이다.
 
한진칼의 요청을 받은 금감원은 불법 행위를 밝히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만약 금감원이 주총 전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인정한다면 반도건설이 보유한 지분 중 3.28%가 사라질 수 있다. 현재 양측은 1~2% 안팎 지분율 차이로 접전 중이기 때문에 이렇게 되면 주주연합은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다만 조사가 주총 전에 끝날지는 미지수다. 법조계 관계자는 "주말을 포함해 주총까지 9일이 남았는데 이 안에 위반 내용을 모두 조사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표영주 디자이너
 
쟁점2. 조원태 회장, 리베이트 의혹 책임
 
조 전 부사장 연합군은 대한항공의 리베이트 의혹을 꾸준히 지적하고 있다.
 
1996년부터 2000년까지 대한항공은 에어버스와 3차례에 걸쳐 항공기 구매 계약을 맺었다. 프랑스 검찰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에어버스가 대한항공 전 임원에 180억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했고 이후 2010년부터 2013년까지 3차례에 걸쳐 174억원을 지급했다. 조 회장은 구매 계약 후에 대한항공에 입사했지만 실제 리베이트가 지급됐을 때는 임원으로 재직했다.
 
조 전 부사장 연합군은 이를 두고 조 회장 몰래 리베이트를 제공할 수 없다며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아울러 관련 의혹에 대한 책임을 물어 조 회장의 경영 자격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리베이트 의혹은 조 회장을 넘어 조 전 부사장까지 확산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 또한 당시 등기이사로 재직했기 때문이다. 관련 의혹을 처음 제기한 민생당 채이배 의원과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날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채이배 민생당 의원,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등이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대한항공 항공기 구매 리베이트 의혹 관련 조원태, 조현아 대한항공 경영진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쟁점3. '지분율 모으기 전쟁'도 계속
 
이처럼 양측이 서로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지분율 싸움도 현재진행형이다.
 
전날 조 전 부사장 주주연합은 KCGI와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면서 모두 40.12%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KCGI가 보유한 지분율은 17.68%에서 18.69%로 늘었고 반도건설도 14.95%를 확보하게 됐다. 상장사 주식의 15% 이상을 보유하면 기업결합심사를 받아야 하므로 반도건설의 경우 사실상 늘릴 수 있는 최대 수준으로 보인다.
 
조 회장 측도 지분율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우호세력으로 알려진 델타항공이 최근 한진칼 주식을 연이어 사들이며 10%에서 14.9%로 지분율을 늘렸고, 직원들 주식인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우리사주조합도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총 41.15%를 확보한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총에서는 주주명부 폐쇄 전인 지난해 12월 이전에 사들인 지분만 의결권을 갖는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이달 27일 주총에서 효력이 있는 지분율은 조 회장 32.45%, 주주연합은 31.98%로 추산된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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