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국내 완성차 업체의 내수 시장 점유율 양극화가 다소 누그러드는 모습이다.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이 새롭게 선보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인기를 끌면서 중견 완성차 업체의 전체 판매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5개 완성차업체의 내수 판매 중 현대·기아차의 비중은 81.6%(3월 기준)로 지난달 83.2%보다 1.6%포인트 낮아졌다. 여전히 80%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두 달 연속 하락하면서 강해지던 양극화 추세가 누그러지는 모습이다.
XM3.사진/르노삼성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2016년 75% 정도로 떨어졌다가 회복하면서 2018년 다시 80%대로 올라섰고 올해 1월에는 85%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와 중견 업체 간 격차가 줄어든 것은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의 판매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르노삼성의 내수 판매는 1월 4303대, 2월 3673대에 불과했지만 3월에는 1만2012대로 대폭 증가했다. 지난달 9일 출시한 소형 SUV XM3가 판매 확대를 견인했다. XM3는 지난달 내수 판매량의 절반에 가까운 5581대가 팔렸다. 덕분에 1~2월 4% 중반대였던 내수 점유율은 8%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XM3는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계약수 2만대를 돌파하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 유일의 쿠페형 디자인과 준중형급 공간,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다양한 수요층을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XM3 구매자 26.3%는 준중형·중형 세단을 타다 넘어왔고 10%는 중형 SUV 구매를 고려하다가 XM3를 선택했다.
트레일블레이저.사진/한국지엠
한국지엠도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가 인기를 끌면서 1~2월 5000대 안팎이던 내수 판매가 3월 9000대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달 트레일블레이저는 3187대가 팔리면서 내수의 35%를 담당했다. 한국지엠의 3월 점유율은 5.9%로 1월보다 1%포인트가량 높아졌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중형 세단 말리부를 통해 성능이 입증된 E-터보 등을 앞세워 여성과 20~30대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다만 지금 같은 상황이 길게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데 무게가 실린다. 업계 관계자는 "투싼과 싼타페, 카니발 등 인기가 많은 모델의 신차가 지속적으로 등장하면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다시 높아지고 격차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신형 아반떼가 소형 SUV 수요를 흡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