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권안나 기자] 삼성과 롯데 등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멈췄던 현장 경영 활동을 하나씩 재개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위기 극복과 미래를 위한 준비에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반도체 생산 공장이 있는 중국 산시성의 시안 삼성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 주요 기업인의 첫 중국 방문 사례로,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달성하겠다고 했던 삼성전자의 '반도체 2030' 비전과도 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이달 초 한국과 중국 외교당국이 기업인의 입국 절차 간소화에 합의함에 따라 이번 출장길에 오를 수 있었다. 중국을 찾는 국내 기업인들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을 경우 14일간 의무격리가 면제된다. 이 부회장도 최근 중국 입국을 위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해외 출장길에 오른 것은 지난 1월 삼성전자 브라질 마나우스 사업장을 방문한 이후 100여일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시안 반도체 공장에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향 및 대책을 논의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자리에는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 등이 동행했다.
한편 지난 3월 일본으로 출국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두 달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롯데지주에 따르면 지난 2일 귀국한 신 회장은 2주간 자가격리를 끝내고 이날 오전 서울 잠실 사무실에 출근했다.
앞서 신 회장은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49제를 마친 후 지난 3월7일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 취임을 위해 출국했다. 롯데홀딩스 업무 처리를 마친 뒤 다시 국내로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귀국을 미뤘다. 그동안 신 회장은 매주 화요일 화상회의 등을 통해 위기상황 극복을 위한 사업 전략 재검토를 주문했다.
신 회장의 귀국으로 롯데의 '포스트 코로나' 대응이 한층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그룹 통합 온라인채널 롯데ON(롯데온)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회장이 오늘부터 정상적인 출근을 재개함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 대비를 위한 각종 회의 및 보고 일정을 바쁘게 소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용민·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