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대한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음에도, 대한축구협회가 행정소송 제기와 집행정지 신청을 내면서 '정몽규 구하기'에 나섰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정 회장에 대한 중징계 요구 시한이 3일이었으나, 축구협회의 대응으로 징계 자체가 연기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해 12월26일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에서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축구협회는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문체부 특정감사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문체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도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해 11월 축구협회 특정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 회장에게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국가대표 감독 선임에 대한 논란과 징계 축구인들에 대한 부적절한 사면 조치,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보조금 허위 신청 등에 대한 책임을 따졌습니다.
축구협회는 바로 문체부 감사 결과에 대해 이의 신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문체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지난달 재심의 기각 결정을 내렸습니다.
문체부는 중징계 요구 시한을 3일로 정했는데, 축구협회가 행정소송을 내면서 연기된 것입니다. 만일 문체부의 중징계가 내려지면,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은 사람은 축구협회 임원이 될 수 없다'는 축구협회 정관에 따라 정 회장은 차기 회장 선거 후보로 나설 수 없습니다. 하지만 축구협회의 이번 행정소송으로 인해서 정 회장의 중징계 여부는 또 한 차례 미뤄지게 됐습니다.
이에 정 회장과 허정무 후보와 함께 이번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신문선 후보는 ' 정 회장을 지키려는 꼼수'라고 비판하면서 "축구협회가 정 회장의 징계를 피하고 선거를 치르기 위해 행정소송을 벌이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의 '정 회장 구하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이 정 회장 앞에서 했던 작심 발언이 생각납니다.
"사람들이 축구협회에 구체적으로 개입할 수가 없다"
"뭐가 문제인지 문제의식이 없고 공감 능력도 없다. 풀어나갈 능력도 없다"
"정몽규 체제가 끝나는 게 맞다"
한편, 축구협회 차지 회장 성거 작업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애당초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는 지난달 8일 진행될 예정이었는데요. 선거 하루 전 허 후보의 선거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연기됐습니다.
축구협회는 법원이 지적한 절차적 문제를 보완해 지난달 23일 선거를 치르려 했지만, 선거운영위원들이 총사퇴하면서 또 한 차례 밀렸습니다.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 위탁을 거절당한 축구협회는 선거운영위원회를 새로 꾸려 원점에서 차기 회장 선거 절차를 다시 추진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