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업계에서 그나마 제일 잘 나간다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도 구독자를 잡기 위한 전략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한번에 전 회차를 공개해 몰아보기를 내세우더니, 요새는 에피소드를 매주 순차 공개하거나 공개하는 회차 수도 자율적으로 조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넷플릭스가 유동적인 회차 공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가령 '솔로지옥'을 2021년부터 시즌제로 선보이며 시즌2까지는 매주 2회씩 4~5주에 걸쳐 공개하더니 시즌3는 첫날 3회, 시즌4에서는 4회를 공개한 후 매주 2회씩 선보였습니다. 지난해 공개했던 흑백요리사도 유동적인 편성전략을 쓴 콘텐츠 중 하나인데요. 처음 4화를 공개한 후 3주에 걸쳐 에피소드를 선보였습니다.
넷플릭스 솔로지옥. (사진=뉴시스)
화제성을 유지하면서 기존 가입자를 지키는 것은 물론 신규 가입자도 전략적으로 유치하기 위함입니다. 수년에 걸친 시청데이터를 통해 콘텐츠별 노출 전략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쪼개기 전략은 과거 음원시장이 디지털시장으로 변화하던 시점에도 성행했던 방식입니다. 타이틀곡과 여러 곡이 묶인 정규 앨범을 긴 주기를 갖고 내던 것에서 디지털 시장으로 변화하면서 타이틀 곡 외엔 매출이 안 나오자 타이틀곡 1~2곡만 담은 음원을 매달 선보였던 것이죠. CD와 같은 음원에서 다운로드, 스트리밍으로 소비 주기가 빨라지면서 시장 대응을 위해 유통방식을 달리했던 겁니다.
콘텐츠 무한 경쟁 시대에 돌입하면서 콘텐츠 변주보다 이러한 유통 방식으로 변주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쪼개기 전략이 비단 콘텐츠 시장에만 적용되는건 아닙니다. 쪼개기 상장도 전략적 일환으로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식시장에 이름을 올린 LG CNS도 이중 하나죠. 모회사인 ㈜LG가 상장한 상태에서 자회사를 상장하면, ㈜LG의 가치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예정대로 상장은 진행됐습니다.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가 제고되고 이는 주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회사측은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쪼개기 전략으로 넷플릭스는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쪼개기 음원 발표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쪼개기 상장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 궁금합니다. 상장을 통해 대주주의 가치도 같이 올라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