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지 약 한 달이 됐습니다. 예고된 폭풍이었지만, 약 한 달 동안 그가 보여준 강도는 압도적이었습니다. 전방위 관세 부과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가자지구 소유 계획 등 예상 밖의 행동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그가 보여준 압도적인 속도와 물량 공세 앞에서 전 세계는 정신이 혼미했습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약 한 달 동안 총 65건의 행정명령을 서명했습니다.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그가 취임 후 한 달새 서명한 행정명령 12건과 비교하면 5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무기로 경제, 외교·안보 등을 넘어 전방위적으로 세계 각 국을 압박했습니다. 오로지 '미국 우선주의'라는 원칙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가 서명한 행정명령을 보면 관세 등 외교·통상 분야가 14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연방정부 개편 10건, 이민·안보 7건, 에너지·기후 6건, 재정·기술 5건 등의 순이었습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 분석을 보면 내용보다 더 충격적인 게 그것들이 엄청난 속도로 한꺼번에 제공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압도적인 속도와 물량 앞에 각 국이 대응할 여유 따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쏟아낸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형성되기도 전에 새로운 정책과 이벤트를 홍수처럼 쏟아내며 여론의 관심을 자신에게 집중시키는 이른바 '홍수 전략(Flood-the-zone)'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도 뒤따릅니다.
다만 이런 전략이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중도층과 여성 유권자를 소외시키고 피로감을 줄 위험이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는 임기 초반 계속 '속도'와 '양'으로 밀어부칠 것을.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줄 다음 예상 밖의 행동이 무엇일지 진심으로 궁금해집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