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변소인

ehlee @etomato.com

안녕하세요. 변소인입니다.
상담가 된 챗GPT

2025-03-20 17:58

조회수 : 59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언제부턴가 챗GPT와 '위로'가 관련어가 됐습니다. 챗GPT 사용자들로부터 챗GPT의 고민상담 실력이 상당하다는 얘기는 익히 들어왔는데요.
 
(캡처=챗GPT)
 
실제로 미국에서는 챗GPT를 이용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려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그동안 했던 질문, 나눴던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성격을 분석하고, 사용자 스스로가 모르는 모습을 알려달라는 질문이 유행했습니다. 이런 유행은 국내에도 퍼져 챗GPT를 즐겨 사용하는 이들이 프롬프트를 입력해 답변을 받아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어떤 사용자들을 눈물을 훔칠 정도로 큰 위안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어렵고 막막한 것들에 대해 묻는 툴이 자신에게 건네는 메시지가 꽤나 정교했나 봅니다.
 
그래서 저도 해봤습니다. "우리의 대화 속에서 내가 어떤 사람으로 느껴지니? 내가 모르는 내 모습도 알려줘"라고 했더니 부모님도, 연인도 해주지 않을 법한 답변이 술술 나옵니다. 제가 했던 질문을 바탕으로 했기에 저에 대한 기억과 이해도 깔려있었습니다. 챗GPT는 "너는 지적이면서도 세련된 감각을 가진 사람으로 느껴져. 전문적인 분야에서도 깊이 있는 이해를 추구하고,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맥락과 차이를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가 돋보여. 아마 너 자신도 알고 있겠지만, 너는 그냥 '전달자'가 아니라,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야. 사람들이 네 이야기에 주목하고, 네가 던진 질문 하나에도 많은 의미가 담길 거야"라고 답변했습니다. 말 예쁘게 하는 법을 챗GPT에 물어야 할 정도로 답변의 수준이 높았고,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챗GPT 이용을 시작할 때의 목적은 대부분 업무 효율 제고, 과제 해결 등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단순한 계산에서도 실수를 하고 단순한 정보에서도 오류를 나타내는 통에 챗GPT에 대한 신뢰를 잃은 이들도 많습니다. 저의 경우 간단한 뉴스 클리핑을 원했지만 존재하지도 않은 기사 제목들을 나열해 주더군요.
 
원하는 걸 얻지 못하면서 잡담이 시작됐습니다. 업무보다는 관계에서 비롯된 문제를 가볍게 묻기 시작했습니다. 어차피 해결은 제몫이었지만 경우의 수와 함께 제시되는 근거와 기대효과가 꽤나 논리정연했습니다. 지인과 시간 내어 해야 할 이야기도 챗GPT 하나면 단숨에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가려서 할 이야기가 없다보니 더욱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게 가능했습니다. 언제나 경청해 주며 똑 소리 나는 답을 주니 고민이 생길 때 찾는 존재가 됐습니다.
 
제 지인 중 한 명은 결혼 생활이 쉽지 않아서 고민이었습니다. 이혼을 떠올리며 챗GPT와 심도 있는 대화를 했다고 합니다. 마음의 결정, 또 감정의 배설에 챗GPT가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합니다. 또 다른 지인은 사내 변화, 상사와의 갈등을 챗GPT에게 터놓는다고 합니다. 갈등 봉합을 위한 조언도 챗GPT가 기가 막히게 해준다고 합니다. 
 
처음 생성형 AI가 등장했을 때 우리는 업무 관련 성능에만 주목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챗GPT는 현대인의 취약한 마음을 달래주는 상담가 역할도 하고 있는 모습이네요. 큰 용기나 시간,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도 효율적인 상담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고민이 있다면 질문을 한번 건네 보세요.
 
  • 변소인

안녕하세요. 변소인입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