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사업은 한번 뒤처지는 순간 끝나는 겁니다". 최근 만난 플랫폼 사업자는 초기 시장 진입자가 결국 지배적 사업자가 되는 곳이 플랫폼 시장이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락인 효과가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만큼 특정 서비스에 익숙해진 소비자를 빼앗아 오기가 쉽지 않다는 거죠. 그래서 플랫폼 사업자들은 엇비슷해 보이는 서비스더라도 조금이라도 빨리, 자주 노출 시키면서 이용자 확보에 목을 매고 있습니다.
밀리는 순간 끝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포털 다음에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30년전인 1995년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출발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계기는 1997년 선보인 한메일넷입니다. 주로 PC통신의 부가서비스 형태로서 이메일이 존재하던 시장에서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웹 기반 무료 이메일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인터넷 보급과 맞물리며 서비스 시작 1년반만에 회원 수는 1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사진=카카오 콘텐츠CIC)
검색과 쇼핑 기능을 도입하며 지금의 포털 서비스 형태도 갖춰갔습니다. 성장세에 힘입어 1999년 11월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 26일 연속 상한가 기록을 세웠습니다. 2000년 한메일넷의 점유율은 70%에 달했습니다. 다음 포털의 점유율 또한 상당했을 것을 짐작하게 하는 수치입니다.
하지만 최근 검색엔진 시장에서 다음의 비중은 2%대로 떨어졌습니다. 카카오와 합병한 직후인 2015년만 해도 두자릿수 점유율이었지만, 지속해서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업계에서는 2002년 도입한 온라인 우표제가 지금의 다음 점유율을 만들어냈다고 말합니다. 온라인 우표제는 당시 스팸 메일이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메일을 대량으로 보내는 사업자에게 비용을 부과하기로 한 정책입니다. 이 때문에 기업고객들이 한메일 주소 대신 네이버를 선택했고, 지금의 점유율 구도가 굳혀지게 됐습니다. 한번 밀리기 시작하자 벼랑끝으로 몰린 것입니다.
카카오는 포털 다음의 분사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경쟁력이 계속해 떨어지는 가운데 지속 성장이 가능한 방안을 찾기 위함이라는 것이 이유입니다. 직원들은 다음이 매각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신아 대표가 현재 매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당장 경쟁력 회복까지는 쉽지 않아 보여 아쉬움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