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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다혜

소규모 가족농업이 지구온난화 시대를 극복할 농업모델의 해결책을 쥐고 있다

세계시민

2015-09-14 17:54

조회수 : 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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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과 급격한 기후 변화, 그리고 그로부터 비롯된 재해 때문이다. 인간의 끝없는 욕심에서 비롯된 이 재앙들은 우리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생태계의 일부로서 우리들은 더 이상 안전할 수 없다. 특히 생명유지에 있어 기본이 되는 식량문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지역적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이다. 다국적 거대기업들이 대규모 농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빈곤 인구를 먹이고도 남을 정도의 식량을 생산하고 있다고 하지만, 기아에 허덕이는 인구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안정적이고 공평한 식량공급과 더불어 지구온난화와 경작지 토양의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한 대책에 대한 내셔널지오그래픽의 2014년 5월 기사이다.
 
가족단위의 소규모 자작농부들이 온난화로 더워진 지구에서의 농업을 책임질 열쇠를 쥐고 있다. 5억 명에 달하는 소규모 자작농들이 지속가능한 기술의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8개월에 걸쳐 특별 연재한 ‘먹거리의 미래’시리즈 중 일부다. 동부시각으로 5월 2일 오후 2시 ‘우리의 먹거리 : 생방송 포럼 이벤트’ 참조.)
 
도전해야 할 목표는 실로 거대하지만, 그 해결책은 아주 작은 것에서 비롯될 수 있다.
인구는 2050년에 9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우리는 폭발적인 인구증가와 지구온난화에 대면하고 있으며, 기후 변화로 인해 작물농사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이처럼 많은 인구를 먹일 수 있는 방법이 가족단위 영세 자작농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라 말하는 전문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영세 자작농들의 농사가 스스로 먹을 만큼의 수확도 거두어들이지 못할 때도 있음에도 말이다.
 
개발도상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앞으로의 수십 년 동안 부양해야 하는 수십억 명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문제를 거론하곤 한다. 이럴 때면 대개 기업적 형태의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는 다국적 농업회사가 주목을 받게 된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온난화로 더워지는 지구환경에 적응하고, 안정적인 세계 식량공급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선도할 최상의 위치에 있는 이들은 개발도상국의 소규모 자작농부들일 것이다. 이들은 농사기술의 수준이 낮더라도 지속가능한 농업방식을 택하고 있다. 비록 시장에 공급할 만큼의 여유분이 거의 혹은 전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식량의 적어도 56%가량은 5억 명 이상의 가족단위 소규모 자작농들에 의해서 생산되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캡처/바람아시아
 
지난 3월 지속가능한 농업 그룹인 Food Tank가 가족단위 소규모 자작농에 관한 보고서를 발행했다. 보고서는 소규모 자급형 농부들이 보다 더 지속가능한 농법을 활용하면서도, 일관된 기본량을 바탕으로 한 작물 수확으로 세계 식량 공급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기업적 농업회사는 옥수수나 밀과 같은 낱알 곡식의 풍작을 위해 비료나 농약을 사용한다. 반면에, 소규모 자작농부들은 (물처럼) 점점 더 문제가 심각해지는 자연자원을 보호하고, 곡물 내에 영양소들의 밀도도 증가시키는 토종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Food Tank는 세계식량농업기구(FAO)와 다른 제공자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분석해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위와 같은 사례는 “소규모 자작농이 세계 인구를 부양할 뿐만 아니라, 지구에도 자양분을 공급하고 있다.”라는 결론을 뒷받침한다. 국제연합의 입장에서는 이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농업 분야의 일꾼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기후변화와 영양실조, 그리고 빈곤과 같은 문제에서 이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주목받을 수 있도록 2014년을 ‘가족단위 소규모 자작농의 해’로 지정했다.
 
소규모의 취약점과 탄력성
국제기구 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1988년 11월 창설)는 지난 달 보고서를 발행했다. 이 보고서는 가뭄과 극심한 더위, 그리고 갑작스러운 홍수 등을 포함한 세계 기후변화에 따른 심각한 격변을 경고하고 있다. 지난 세월 동안 식량 생산과 분배의 주요 장애요소에는 내전과 부패한 정부, 빈약한 사회기반시설, 그리고 다른 여러 정치적 상황들이 있었다. 그러나 국제 개발기구의 미국 지역 책임자인 농업 생태학자 Jerry Glover씨는 “많은 변화가 있었죠. 최근 여러 지역에서 식량 수급이 불안정한 이유는 기후변화와 토양오염으로 인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양의 먹거리를 안겨줄 만큼 농지의 지력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한다. Glover과 Food Tank의 대표 Danielle Nierenberg와 같은 지속가능한 농업의 전문가들은 개발도상국의 (그리고 때로는 선진국의 주택 지붕에서 이루어지는 도시농업의) 소규모 자작농부들이 점점 더 불안정해지는 농업의 현 상황에 새로운 방향을 찾는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Food Tank 측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소규모 자작농부들이 실행하는 많은 저급 기술의 농업생태학적 접근 방법들이 기후변화를 방지하고, 식량가격 폭등이나 자연재해, 그리고 국제사회 간 갈등 등에 탄력성을 부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농업생태학적 접근방법에는 나무와 관목을 작물과 가축의 방목장에 함께 심는 혼농임업, 식물의 뿌리에 직접 수분을 공급하는 태양발전 점적 관수농법, 가까이에 두 종류 혹은 그 이상의 품종을 심어 빛과 물 그리고 토양으로부터의 양분을 최대한 활용하여 농사를 짓는 간작법, 그리고 빠른 속도로 자라 토양의 침식을 막고 땅에 양분을 돌려주는 식물인 풋거름종의 활용 등이 있다.
 
과테말라의 농부들은 전통적인 옥수수와 콩 재배지에 야채들을(그리고 생물의 다양성을) 추가해서 재배하고, 치명적인 잎 곰팡이병을 막기 위해 다른 작물과 커피를 순환재배하며, 망고와 질경이(채소처럼 요리해 먹는 바나나 비슷한 열매) 재배에 점적 관수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중이다. 워싱턴의 내셔널지오그래픽 본사가 ‘먹거리의 미래’ 포럼을 개최했을 때, 최근 과테말라에서 귀국한 전직 미국 농무부 장관 Dan Glickman씨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비료입니다. 그들은 좀 더 우수한 종자를 필요로 합니다. 그들은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은 유전자조작(GMO) 작물이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유전자 조작 식물은 대규모 농업을 위한 개발품으로, 일반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몇몇 지역을 통해 수확량을 늘리는 것에 보다 초점이 맞춰져 왔다. FAO의 보고에 따르면 대규모의 단일 작물 재배는 엄청난 양의 화학비료와 살충제, 그리고 유전적으로 조작된 종자를 사용하여 사실상 지난 세기 동안 식물의 유전적 다양성이 대략 75%가량 사라지게 하는데 일조해왔다.
 
Food Tank측은 지구상의 경작지 중 30%가 지속적이지 못한 농법의 사용으로 지력과 생산성을 잃어오고 있다며, 다양한 토착작물을 재배하는 가족단위 소규모 자작농부들이 단일 작물만을 재배하는 경우보다 20~60%까지 더 많은 수확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잊혀 가는 작물인(때로는 소규모 자작농들이 주요작물이기도 하다) 기장, 수수, 그리고 요즘 새롭게 유행되고 있는 키노아(고대 남아메리카의 고단백 곡물, 명아주속의 일년초)는 옥수수, 밀, 콩, 혹은 쌀처럼 대량 생산되고 자연자원을 고갈시키는 작물보다 훨씬 더 병충해에 강하고 가뭄상황도 더 잘 이겨낼 수 있다. “위에 언급한 곡물들은 ‘가난한 자들의 식량’이나 때로는 ‘잡초’라고 까지 언급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들이 진정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충격에 가장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먹거리입니다.”라고 Nierenberg씨는 말한다.
 
빈곤탈출을 위한 농사
소규모 자작농들은 인구증가와 지구온난화로 인한 문제의 해결법을 주는 계층이자, 그 문제들에 의해 가장 위협받는 계층이다. 많은 가족단위 자작농부들은 2헥타르 이하(대략 5 에이커정도)의 땅을 경작하는데, 그나마도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이남지역이나 아시아, 그리고 중앙아메리카의 (경작의)한계지에 위치하는 경우가 흔하다. 또한, 그들의 소명의식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하며, 가장 많은 영양 부족을 겪는다.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그들이 사는 지역이다. 그들이 사는 지역은 이 세기의 중반 즈음에 이르렀을 때, 가장 많은 인구증가가 일어나 제한된 자원을 그나마도 더욱 부족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개발도상국가내에서 빈곤층의 대다수가 지방과 농사를 짓는 농촌지역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아프리카 사하라이남지역이나 남아시아 지역에 거주하는 가족단위 농장과 소규모 자작 농장에 더 우수한 농업기술, 종자, 비료 그리고 기술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그래서 그들이 더 좋은 작물을 재배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우리는 그들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합니다.”라고 Glickman씨는 말한다.
 
Food Bank가 인용한 UN의 새천년 사업 전담팀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기아인구의 절반가량이 가족단위 소규모 자작 농장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Nierenberg씨가 명명한 ‘stewards of land"에 투자함으로써 좀 더 영양이 풍부한 먹거리를 재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그들을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일일뿐만 아니라 온난화로 더워지는 지구를 구하는 일이기도 하다.
 
 
정유경 / 인천포스코고등학교 기자
공인영 기자  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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