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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광주~대구 고속도로, 죽음의 도로 오명 벗고 동서화합 촉진

4차선 확장 개통 후 통행량 32% 증가…사망사고는 한 건도 없어

2016-04-0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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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어느덧 개통 100일을 넘긴 광주~대구 고속도로가 교통사고 사망자를 크게 줄이고, 단축된 이동시간으로 영·호남 화합을 촉진시키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6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2일 개통한 광주~대구 고속도로는 지난달 31일 개통 100일째를 맞았다.
 
이 도로는 지난 1984년 올림픽 유치를 기념하고 영·호남 화합을 위해 건설됐다. 하지만 3년이라는 짧은 공사 기간 안에 180㎞에 달하는 도로를 건설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나타났다. 가야산, 덕유산, 지리산 구간에 만들어진 급경사와 급커브 때문에 제대로 속도를 낼 수 없었고, 왕복 2차로 도로로 추월이 불가능했다. 제한속도도 최고 80㎞/h에 불과해 '국도보다 못한 고속도로'로 인식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높은 교통사고 사망률 때문에 '죽음의 고속도로'로 불리기도 했다.
 
이에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전체 구간 중 광주 측 고서~담양(16km)과 대구 측 성산~옥포(13km) 구간을 각각 4차로와 6차로로 확장했다. 이어 2008년 11월부터는 핵심 구간인 담양~성산(153㎞) 구간에 총 사업비 2조1023억원을 투입해 4차로로 늘리는 확장 공사에 들어갔다.
 
특히, 국토부와 도로공사는 사고 유발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던 급경사·곡선 구간을 직선화했다. 이에 따라 전체 운행거리는 종전 182km에서 172km로 줄었고, 제한 속도는 시속 80㎞에서 100㎞로 높아졌다.
 
확장 개통과 함께 88올림픽 고속도로라는 이름 대신 지금의 광주~대구고속도로 명칭도 갖게 됐다.
 
◇확장개통으로 안전하고 빨라진 광주~대구 고속도로. 사진/한국도로공사
 
 
도로 직선화를 통한 거리 단축과 속도 증가로 고속도로 전체 운행 시간도 2시간 20분대에서 1시간 50분대로 30분가량 단축됐다. 이에 따른 인적·물적 교류가 대폭 확대돼 지역경제 활성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광주~대구 고속도로에 인접한 지리산과 가야산국립공원을 비롯해 해인사, 덕유산 등 유명관광지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고, 주변의 지방자치단체에서 개최하는 다양한 지역행사에도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 개통 이후인 올해 1월 첫째 주에서 3월 셋째 주까지 광주~대구 고속도로의 양방향 차량 통행은 하루 평균 1만336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통행 차량(하루평균 1만134대)와 비교해 31.9% 증가했다. 특히, 토요일 하루 평균 통행량은 1만1713대에서 1만5544대로 32.7%나 늘어 평일(화요일~목요일) 통행량 26.9%에 비해 6%나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광주~대구 고속도로에는 동서화합을 염원하는 동산도 있다. 확장개통을 기념하고 동·서 화합과 두 지역 교류에 가교 역할을 해달라는 의미로 고속도로 중간지점인 함양산 삼골휴게소에 '동서화합의 동산'을 조성한 것이다.
 
휴게소 내 200㎡ 규모의 이 동산은 고속도로를 관통하는 10개 지방자치단체를 상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광주시·담양군·순창군·장수군·남원시 등 호남 5개 지자체와 함양군·거창군·합천군·고령군·대구광역시 등 영남 5개 지자체에서 기증한 상징나무와 정원석을 설치했으며, 각 시·군의 깃발 게양대도 설치했다. 15m 높이의 광주~대구 고속도로 준공 조형물은 '한마음 한길(사랑과 생명과 행복의 길)'이란 제목으로 사람인(人)자와 하나됨을 뜻하는 합(合)자 이미지와 교통 요충지를 뜻하는 사통팔달(四通八達)의 문자 이미지를 조형화했다.
 
또한, 함양산 삼골휴게소에는 고속도로 노선을 통과하는 8개 시·군의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주말마다 운영해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역문화 교류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선형개량으로 인해 발생한 폐도부지 71km(41곳)에는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거나 생태축 복원로를 설치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22일 광주대구고속도로 개통식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 등 참석자들이 확장개통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한국도로공사
 
 
교통사고 사망자도 눈에 띄게 줄면서 '죽음의 도로'라는 오명도 벗었다. 2012~2014년 3년간 광주~대구 고속도로에서는 연평균 11.3명이 교통사고로 숨져 전국 고속도로 평균(6.8명)보다 배 가까이 많았다. 하지만 확장 개통 이후 이 고속도로에서는 사망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중앙분리대를 설치하고, 휴게소·졸음 쉼터 등을 확충한 것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지역간 교류확대는 사회 각 분야에서 활발히 나타나고 있다"며 "고속도로를 통해 희망의 새 시대를 앞당기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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