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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관

에너지 나홀로 '호황'…전자 왕좌 위협

지난해 상위 100개사 매출 277조…저유가에 희비 극명

2016-09-0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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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에너지업종이 산업계 간판인 전자업종의 매출 왕좌를 넘볼 태세다. 결정적 원인은 유가다. 글로벌 저유가 기조 속에 전기, 석유 등 에너지업종 전반에 걸쳐 탄탄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며 호황을 누렸다. 조선·해운·철강 등이 저유가의 악몽으로 구조조정에 시름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
 
6일 한국2만기업연구소가 국내 에너지업계 800사를 대상으로 경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업계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지난해 총 매출은 277조원으로 집계됐다. 전자업계 100대 기업 매출 280조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전자와 함께 전차군단으로 불리는 수출 효자종목 자동차(183조원)를 넘어섰다.
 
사별 매출로는 한국전력공사가 58조5403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SK에너지(27조8069억원), GS칼텍스(26조8738억원), 한국가스공사(25조4820억원) 등이 뒤를 이으며 전기, 석유, 가스 등 각 분야의 대표 기업들이 상위권을 채웠다. S-Oil(17조8903억원), 현대오일뱅크(12조1068억원), 한국수력원자력(10조6424억원)도 매출 10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세부 업종에서도 고른 성장을 보였다. 에너지업계 100대 기업 중 폭염 수혜를 입은 전기업 분야 매출은 99조6117억원, 높은 정제마진 효과를 누린 석유업은 95조3209억원으로 대동소이했다. 가스업은 41조6921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에너지업종은 매출 1조 클럽 30개사를 배출해, 전자업종(20개사)과 자동차업종(19개사)을 크게 눌렀다. 특정기업에 매출이 편중되지 않는 고른 편차와 안정성을 자랑했다.  
 
사진/뉴스토마토
 
특히 전기분야의 성장성이 눈에 띈다. 오일선 한국2만기업연구소 소장은 "에너지의 중심이 기존 석유에서 전기로 이동한 상황으로, 전기차를 비롯해 각종 전기 인프라의 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원전 건설과 시스템 구축, 인력 등을 파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로, 미래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라도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며 "최근 부각되고 있는 태양광사업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다양한 지원도 모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대부분의 업종들은 부진을 면치 못해 심각성을 더했다. 전자업종은 고수익을 담보하던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차기 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해졌고, 자동차업종 역시 친환경·자율주행차를 제외한 기존 수요가 정체되는 위기를 맞았다. 조선·해운·철강 등은 저유가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방산업이 위축되면서 물동량과 선박수주 급감, 철강재 공급과잉 등의 악순환에 빠져있다. 오 소장은 "대기업의 성장에 따라 전·후방, 중소·중견 업체들에 대한 낙수 효과를 기대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이 같은 효과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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