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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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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곤의 분석과 전망)"여소야대가 무슨 상관인가"

2016-09-18 10:46

조회수 : 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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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끝나는 데로 정부가 사드 배치 지역을 확정지어 발표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사드 배치의 가장 강력한 우군은 역시 북한이다. “우리도 자체 핵무장을 하자”는 판국이니 전술핵배치가 마치 그나마 현실적 대안처럼 떠오르고 사드 배치는 ‘온건책’으로 다가오는 느낌까지 주고 있다.
 
가장 유력한 배치지역인 성주 골프장의 소유주인 롯데그룹은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어쩌면 ‘헌납’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반대 의견을 가진 지역 주민들은 이미 ‘외부세력’으로부터 단절된 지 오래다. 그나마 다음 선거 무서워하던 새누리당 지역 정치인들도 각개 격파당한 모양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단장 노릇을 한 국회의장-여야 지도부 방미 일정 역시 야당의 기류를 반대에서 ‘용인’ 쪽으로 옮겨 놓는 출구전략의 느낌을 주고 있다. (다른 기회에 할 이야기지만 야당은 ‘의원 외교’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더민주 의원단의 중국 방문이나 원내대표들의 이번 미국 방문이 국면을 어떻게 바꾸는 결과를 낳았는지 냉정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역시 “사드 문제는 호흡 조절이 필요하다. 찬성과 반대의 이분법으로 접근하지 않을 것이다”고 연일 공언하고 있지 않나. 무슨 호흡을 어떻게 조절하겠다는 것인지, 찬성도 아니고 반대도 아니면 뭘 어떻게 하겠다는 이야기인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기류가 이렇게 되면 또 박근혜 대통령의 완승인가? 결과적으로 북한이 야당을 어렵게 만들고 박 대통령을 도와준 것인가? 이렇게 야당한텐 이겨먹는다 치고, 청와대의 그 다음 과제는 무엇이 되는 걸까?
 
사드 배치를 확정짓고 내년도 관련 예산도 편성하고, 예비비를 들여서라도 올해 중에 당장 작업을 시작한다 치고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 거냐는 말이다.
 
청와대의 기세가 올랐으니 이제 이런 그림이 펼쳐지나?
 
김재수 농림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추진은 유야무야 되고, 우병우 민정수석은 지금처럼 조용히 업무에 매진할테니 “검찰 수사를 지켜보면” 되고, 세월호 특조위 연장 문제는 “재정적 상황, 사회적 부담을 생각”해야 하고, 검찰 개혁은 “자체적으로 진행하다고 하니 지켜보면” 되는 거고...
 
또 뭐가 더 있을까? 외교나 경제? 위안부 문제나 소녀상에 대해 우려를 표하지 않아 “일본의 언론플레이야 말려들지 말아야”하고 가계부채는 “양적으론 늘고 있으나 질적으론 좋아지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고 대우조선해양 문제는 청문회로 푸닥거리 한 판 했으니 <조선일보> 전 주필의 책임만 엄히 물으면 되고...아 참, 기록적 규모의 경주 대지진은 “경각심을 주는 계기”로 삼으면 되고...
 
여소야대가 무슨 상관인가? 안보 위기가 무슨 걸림돌인가? 이렇게 일이 술술 풀리는데 말이다.
 
그래서 그 다음 그림은? 그것도 걱정할 필요 없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임기가 끝난 후엔 한국으로 돌아가 기회가 된다면 시민의 일원으로서 북한과의 화해 증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지 않나. (13일 AP통신 인터뷰)
 
반 총장이 국제적 인맥과 경험을 바탕으로 남북화해에 매진하고, 박근혜 정부도 이를 적극 후원한다면? 야당과 국민들은 또 박수를 칠 일이다.
 
그래도 일이 잘 안 풀리면 어떡하냐고? 그건 박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을 일이 아니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북한을 재차 규탄해야 할 일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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