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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채권시장 롤러코스터 변동성…묘수 없어 '속앓이'

채권손실 눈덩이에 4분기 실적 먹구름 전망도…"단기적 시세 추종 자제해야"

2016-11-2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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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단기적 상승 구간에선 대안이 없어요. 섣불리 잘못 건드렸다간 복구가 더 어려우니까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국내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혼란에 빠져있다. 미국 국채수익률이 급등하는 이른바 '트럼프 텐트럼' 소용돌이에 휩싸인 채권시장이 연일 손실규모를 키우고 있어서다. 뚜렷한 묘수도 없어 속앓이는 깊어지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채 5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2bp(1bp=0.01%p) 오른 1.870%에 마감했다. 채권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지표물인 국채 3년물은 되돌림 끝에 1.1bp 내린 1.725%, 10년물은 1.2bp 내린 2.212%로 장을 마쳤고 나머지 기간물은 모두 올랐다. 국채 20년물은 1.4bp 상승한 2.215%를, 국채 30년물은 2.9bp 오른 2.240%를, 국채 50년물은 2.9bp 상승한 2.230%를 기록했다. 
 
공동락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이 극심한 변동성 분출 국면에서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장기금리 동향이 안정적으로 복귀되기 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적어도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 전까지는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란 진단이다. 
 
특히 증권사들은 계속되는 금리급등을 극복할 별다른 대책이 없어 난항이 예상된다. 한 대형증권사 채권운용본부장은 "금리가 오를 경우 이론적으로는 금리스왑(IRS)을 활용한 적극적인 헤지에 나서는 게 맞지만 지금은 이 부분에서도 오히려 손실을 더하는 상황"이라며 "단기금리가 안정될 때까지는 매수도, 매도도 답이 아니다. 오로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보유채권이 큰 증권사들의 경우 4분기 평가손실이 불가피한 것은 물론, 연초 이후 번 만큼 토해낼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그간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커진 영향에 증권사 채권보유물량 또한 상당해졌다"며 "경우에 따라 증권사들의 4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에 의한 효과와 그동안 지나치게 평탄화돼 있던 수익률 곡선의 정상화가 동시에 작용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고채 3년물의 경우 트럼프 당선 직후 1.40%대에서 1.74%까지 상승했는데 약 열흘간 25bp가 치솟은 상황에 추세가 이어지면 채권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다만 최근 나타난 가파른 금리상승은 다소 과도하다고 평가가 나온다. 공동락 연구원은 "펀더멘털과 가격 변수들 간의 적절한 상호 작용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과도한 반응이라고 해석한다"며 "동시에 최근 가파르게 상승 중인 시중금리 움직임에도 그대로 적용 가능한 논리로 전략적 관점에서 단기적인 시세 추종보다는 대응시계의 확대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국내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혼란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국채수익률이 급등하는 이른바 '트럼프 텐트럼' 소용돌이에 휩싸인 채권시장이 연일 손실규모를 키우고 있어서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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