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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분양시장, 실수요로 재편?…"가격 내려야 청약"

견본주택 인파 넘치지만 실제 청약 '글쎄'…"자금 여력 없으면 힘들어"

2016-11-2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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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정부의 과열지구 중심 청약시장 규제 이후 이들 지역에서 분양이 재개되고 있다. 잔금대출 규제 전 청약을 받으려는 수요자들이 몰리며 견본주택마다 인산인해를 이뤘다. 하지만 금리인상 가능성과 대출 요건 강화 등에 투자수요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실수요자들 역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예상해 청약을 망설이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수도권에서 문을 연 견본주택에는 영하권으로 떨어진 한파에도 불구하고 평면을 살펴보고, 상담을 받으려는 예비청약자들로 북적였다.
 
오는 30일과 다음 달 1일 이틀 동안 수도권에서 청약을 접수하는 아파트는 일반분양만 9480여가구에 이를 정도로 건설업체들의 분양러쉬도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청약과열에 따른 11.3 대책 조정지역으로 선정된 곳의 물량도 서울 2615가구, 경기 436가구 등 3000가구를 넘는다.
 
서울에서 이번주 청약을 접수할 예정인 단지의 분양 관계자는 "11.3 대책에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 후속조치까지 나오면서 분양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잔금대출 규제가 내년 1월부터 시행되고, 대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커지면서 해가 바뀌기 전에 분양을 받겠다는 수요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매제한과 1순위 자격 요건 강화 등을 골자로 한 11.3 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는 지난 주말동안 2만명이 넘는 수요자들이 몰렸고, 서대문구와 성북구, 관악구, 마포구 등 서울 주요 단지에도 많은 청약자들이 방문했다. 화성 동탄2신도시 등 경기권 주요 신도시에도 구름인파가 운집했다.
 
정부의 11.3 대책으로 주춤했던 분양시장에 다시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투기수요가 사라지고, 실수요자들도 청약을 망설이는 모습들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서 문을 연 한 견본주택 모습. 사진/뉴시스
 
 
예비청약자들의 관심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청약과 계약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부동산 시장 전반에 악재로 평가되는 요소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투자수요가 크게 줄고 있다. 실수요자들 역시 가격 하락을 우려해 실제 청약 여부는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난 주말 서울 성북구와 관악구 견본주택을 방문했다는 김민환(43·남)씨는 "전세살이에 지쳐 대출이 부담이 되지만 새아파트에 들어가려고 이곳저곳을 알아보고 있다"면서도 "아직은 분양가가 너무 비싼 것 같다. 많이 오른 만큼 떨어질 수 있도 있지 않겠냐"며 성급하게 청약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10월말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평균 2891만원으로, 1년 전 2674만원과 비교해 8.1%나 올랐다. 특히, 서울 4047만원에서 4343만원, 경기 3138만원에서 3431만원으로 각각 9.6%와 9.3%나 급등했다.
 
매수자들이 주택구입을 망설이면서 향후 시장 관망세는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민영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 후속조치를 통해 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가계부채를 줄이려 하고 있다"며 "11.3 대책과 대내외 악재로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주택시장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가 이어질 수 있겠지만 거래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잔금대출 규제를 피해 내년 1월 1일 이전에 분양 공고가 난 단지들 중심으로 수요자들이 몰릴 수 있다"면서도 "사실상 자금 여력이 풍부하거나, 소득수준이 좋아서 대출 받는데 큰 무리가 없는 사람들만 청약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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