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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상

"트럼프의 연 4% 경제성장, 실현 가능성 높지 않아"

키이쓰 웨이드 슈로더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

2016-12-0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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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인 연 4% 경제성장률의 달성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키이쓰 웨이드(Keith Wade) 슈로더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의 ‘2017년 글로벌 경제·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웨이드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연 4% 경제성장률과 2500만 신규 일자리 창출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실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1990년대 말 이후 4% 대 경제 성장률을 유지한 적이 없으며, 지난 5년간의 경제성장률은 단지 2%대 수준이었다”며 “여기에 현재 실업률은 4.6%대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이고, 베이비부머들이 은퇴를 앞두고 있는 환경에서 공약한 수준의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효과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2018년이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규 일자리 창출 목표도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웨이드 이코노미스트는 “2500만 신규 일자리 창출을 달성하려면 경제활동참가율이 상당히 높아져야 할 필요가 있다”며 “2000년대에 들어선 이래 최근 몇 년간 경제활동참가율이 오히려 감소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런 추세의 전환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현재 미국 실업자수가 800만명인데 노동시장에서 빠져나간 이들을 다시 시장으로 이끌어서 실업률을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한 공약에 대한 현실성에 대한 부분도 지적했다. 웨이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자국 통화를 매도하면서 달러 매수를 통해 외환보유고가 늘어나야하는데 중국은 거꾸로 외환보유고가 줄고 있다”며 “위안화의 과도한 절하를 막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웨이드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당선으로 불확실성은 높아졌지만 경제 성장이 촉진되는 환경 조성에 대한 기대도 형성되고 있다며 내년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3.0% 수준으로 2년 만에 상향조정했다. 그는 정치적 리스크가 높은 선진국보다 신흥국에 주목했다. 그간의 관심 밖에 있었지만 개선세가 포착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웨이드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낮은 증시 밸류에이션은 신흥국 자산에 대한 투자매력도를 높이고 있다”며 “중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인도 등 신흥국 국가들의 인플레이션율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이들 지역에서는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하며 경제성장률을 추구하는 환경이 조성될 전망인 가운데 브라질과 러시아의 경우 기존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에서 벗어나 내년에는 2년 만에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여러 유럽국가의 국민투표와 선거 등 정치적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이를 완화시키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은 양적완화를 추가 연장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유럽중앙은행은 내년 3월에 종료 예정인 양적완화정책를 추가 연장할 전망”이라며 “유럽에서 정치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양적완화 종료 시 유럽지역에서의 위기발생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키이쓰 웨이드 슈로더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7년 글로벌 경제·시정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권준상 기자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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