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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 롯데·SK 면세점 특허 '희비'

유통 빅3 롯데·현대·신세계 싹쓸이…강남시대 '활짝'

2016-12-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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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성수·원수경기자] 월드타워점 면세운영권을 잃었던 롯데면세점이 1년만에 재탈환에 성공했다. 반면 워커힐면세점을 잃었던 SK네트웍스는 특허권 재취득에 실패했다. 두기업 모두 면세점 취득과 관련 최순실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아왔다. 
 
관세청은 지난 17일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특허 심사 결과 롯데면세점과 현대백화점(069960), 신세계(004170)디에프 등 3개 기업을 선정했다. 이로써 강남에서만 3곳의 면세점이 생기게 됐다. 
 
올해 임시폐점했던 두 면세점은 희비가 엇갈렸다. 롯데면세점은 연매출 6000억원 규모의 월드타워점의 영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됐지만 SK네트웍스(001740)는 회사 차원의 큰 성장동력을 잃게될 처지에 놓였다. 특히 최근 최순실 게이트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등에게 면세점 추가 특허를 위해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은 두 기업의 심사결과가 엇갈림에 따라 업계는 특검 수사 결과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입찰로 부활에 성공한 롯데면세점은 6000억원짜리 월드타워점을 되찾아오며 업계 1위 자리와 글로벌 면세업계 순위 3위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올 상반기에만 국내 시내면세점 중 3번째로 높은 38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하던 월드타워점의 부활은 올 연말 완공을 앞둔 롯데월드타워와의 시너지 효과를 크게 누릴 전망이다. 아울러 현재 순환 휴직 중인 월드타워점 임직원 1300여명의 고용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특검 조사에서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수십억원의 기부금이 이번 면세점 추가특허와의 연관성이 있다고 드러날 경우 롯데면세점이 어렵게 되찾은 특허를 다시 반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롯데면세점은 "적극적인 투자와 한류 콘텐츠 개발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일자리 창출은 물론 중소기업과의 상생 등 사회적 책임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의 경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박 대통령의 독대 자리에서 면세점 밀어주기가 있었다는 의혹이 특허 심사 직전에 공개되며 역풍을 맞았다. 이 같은 스캔들이 관세청과 심사위원들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최 회장이 지난 6일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면세점은 우리에겐 크지 않은 사업"이라고 발언하는 등 그룹과의 엇박자 행보도 어느정도 작용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업성 측면에서도 대기업 면세점 치곤 저조했던 매출 규모와 대중교통 접근성 등에서 낮은 점수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한차례 고배를 마신 후 재수 끝에 합격증을 받아든 현대백화점은 정지선 회장의 오랜 야망이 드디어 실현되며 축제분위기다. 올 초부터 공개적으로 추가 특허를 강력히 주장하던 현대백화점의 적극성이 결실을 본 것이다. 특히 지난해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전에서 최하위 성적을 받았던 현대백화점은 단 1년만에 성적이 급상승하며 결과를 뒤집었다.
 
특히 향후 5년간 영업이익의 20%인 총 500억원을 관광인프라 개발과 소외계층 지원 등에 쓰는 등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방침과 중국 현지 상위권 17개 여행사와 협력해 유커 2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청사진이 심사위원들에게 어필됐다.
 
정 회장은 면세점 사업자 선정 직후 "기존 면세점과 차별화된 면세점을 구현해 시장에 활력을 주고, 선의의 경쟁을 촉발시켜 면세점 서비스 품질을 제고하겠다"며 "국내 면세점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세계디에프는 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도 서울 시내면세점 운영권을 획득하며 면세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게 됐다. 특히 명동점에 이어 이번 반포동 센트럴시티에 면세점을 세우면서 강남·북을 잇는 주요 입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다.
 
이번 면세점 특허권 획득으로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의 야심작인 '도심형 쇼핑 테마파크' 사업에 날개를 달 수 있게 됐다. 특히 호텔, 백화점, 극장, 서점, 레스토랑 등이 한데 모여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고속버스터미널과도 직접 연결돼있어 지방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신세계는 "문화예술 관광 허브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인정받은 것 같다"며 "센트럴시티 일대를 개별 관광객의 중심지로 만들고 그 수요를 서초, 강남뿐 아니라 전국으로 전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년 연속 신규면세점 특허권 획득에 도전했던 HDC신라면세점의 두번째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업계는 면세점 부지 치곤 비좁은 사무용 건물을 후보지로 내세운 것을 실패의 결정적 원인으로 꼽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의 후보지였던 아이파크타워는 각 층별 면적과 층고가 좁고 낮은데, 현재 사무용도로 쓰이고 있는 건물을 쇼핑몰로 리모델링해 에스컬레이터 등을 설치하게되면 그 면적이 더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부족한 주차시설 등도 단점으로 작용됐다.
 
아울러 같은 삼성동 코엑스 인근에 2개 이상의 면세점을 내주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위쪽부터)롯데월드타워몰,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모습. (사진제공=각 사)
 
이성수·원수경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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