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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구멍난 서민금융)②내 집 마련 꿈·자산증식 소망 멀어져

문턱 높아진 정책금융…소득 적으면 대출 받기 어려워

2016-12-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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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정부의 가계부채 옥죄기는 투기 목적이 아닌 서민 실수요 층의 주택 구매를 어렵게 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감축 정책의 일환으로 1·2 금융권 여신심사가 강화되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도 멀어지게 된 것이다.
 
기대를 모았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국민통장이라는 별칭이 무색할 만큼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있다. 시작은 창대 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실적이 초라해졌다. 제공하는 세제 혜택이 적은 데다 제약도 많아 서민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데 실패했다. 금융당국의 은행 줄 세우기식 드라이브에 결국, 텅텅 빈 ‘깡통계좌’만 남았다.     
 
◇서민 내 집 마련 꿈 요원…정책 모기지론 문턱 높아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1, 2금융권 대출 규제와 집단대출 규제,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대출금리 인상 등 3중고가 겹쳤다. 
 
특히, 지난 9일부터 은행권에서 개인의 실제 대출현황을 반영 DSR 지표를 활용하기로 해 이 같은 우려는 더욱 커졌다. DSR은 연간 소득대비 연간 금융부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말한다.
  
은행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지표를 대출 심사에 사용하면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지거나 빚이 많은 취약계층은 주택 관련 대출을 받기가 더 까다로워질 수 밖에 없다. 설령 받는 데 해도 대출 규모가 이전보다 축소되거나 만기 연장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
 
엎친대 덮친 격으로 그나마 서민들의 주택 마련 수단이었던 정책 모기지 대출도 위축 국면에 접어들었다. 강남 재건축 바람으로 시작된 집값 상승세를 잡기 위해 보금자리론을 축소했지만, 오히려 서민들의 주택 실수요를 억제하는 역효과가 발생하게 생겼다.
 
지난 8일 정부는 보금자리론 자격 요건 가운데 제한이 없던 소득 기준은 연 7000만원으로 정하고 기존 9억원이던 주택 가격 기준은 6억원으로, 5억원이던 대출 한도도 3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디딤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집값도 6억원 이하에서 5억원 이하로 하향 조정됐다. 디딤돌 대출은 내년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율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시중 은행의 주택담보대추 이자율을 모니터링 한 후에 디딤돌 대출 금리 인상폭을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제1금융권과 정책 모기지 상품 문턱이 높아지면 서민들은 제2금융권으로 쏠리기 마련이다. 문제는 미국이 금리 인상 기조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국내 대출 금리도 함께 높아질 것이란 점이다. 그러면 집살 때 고금리 대출을 이용한 서민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특히, 대출금리가 1% 인상될 때마다 대출 이자는 8조원 가량 늘어나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서민의 빚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규제 많고 혜택은 ISA무능통장인증 
 
서민들의 재산증식을 위해 만들어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보여주기식상품으로 꼽힌다. 혜택은 적고 제약은 많아 서민들의 투자 수단으로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ISA는 지난 3 '국민통장'을 자처하며 야심 차게 출발했지만, '깡통통장'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출시 당시에는 불과 보름 만에 121만명의 가입자를 끌어 모았지만, 8개월 만인 지난 10월에는 해지하는 사람이 가입하는 사람보다 더 많아 졌다. 은행 간 무리한 할당경쟁으로 무늬만 계좌, 즉 가입액이 10만원 미만인 계좌도 70%에 달한다.  
 
세제 혜택은 시원찮은 데 가입 기간은 길고 의무 규정 사항도 많기 때문에 흥행에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ISA는 근로·사업소득자와 농어민으로 가입자격을 제한하고, 5년 동안 돈을 묶어 놓도록 설계됐다. 장기간 돈을 인출할 수 없는 만큼 이를 상쇄할 만한 혜택이 제공돼야 하는데, 비과세혜택도 해외와 비교했을 때 미미한 수준이다.
 
낮은 수익률도 문제다. ISA를 운용하는 금융사는 수익이 발생하든 손실을 보든 상관없이 수수료를 챙기지만, 서민들은 투자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지난 729~1031일까지 최근 3개월간 일임형 ISA의 수익률은 (마이너스)-0.13%인 상황이다. 여기에 수익률 공시 오류 문제까지 겹쳐 ISA 상품에 대한 불신도 커졌다
 
주윤신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영국이나 일본의 제도를 벤치마킹 했는데, 국내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많은 제약이 생겼다" "인출을 못하게 해놨고 세제혜택도 크지 않은 데, 투자 여력이 별로 없는 서민들이 장기간 동안 돈을 묵혀놓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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