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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상

거래소 금시장, 3년만에 4배 성장…"금거래 양성화 기여"

일평균 거래량 개설 초기 5.6kg에서 21.8kg으로 4배 증가

2017-03-2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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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준상 기자]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이 개설 3년 만에 4배 성장하면서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음성적으로 이뤄지던 금거래 양성화에 한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음성거래 규모가 많아 양성화 할 수 있는 추가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장 개설 이후 이달 20일까지 KRX금시장에서 총 8803kg이 거래됐다. 금액으로는 약 3965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일평균 거래량은 개설 초기 5.6kg에서 현재 21.8kg으로 289.3% 증가했고, 일평균 거래대금도 2억4000만원에서 9억9000만원으로 312.5% 늘었다. 4배 성장한 셈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정부의 세제지원과 한국거래소의 수수료 면제 등 적극적인 거래활성화 정책에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은 한국조폐공사가 품질을 인증한 순도 99.99%로, 주식처럼 경쟁매매를 통한 공정하고 투명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순도 99.99%의 1kg 금지금을 1g(10원 단위)으로 기준가격(전일종가) ±10% 범위 내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거래할 수 있다.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등 10개 증권사에서 일반상품계좌를 개설한 후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전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통해 주식처럼 손쉽게 거래할 수 있다. 또 KRX금시장 거래 시 양도·배당·이자소득세가 없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장점이 있다. 다만, 실물 인출 시 부가가치세(매입가액의 10%) 부담해야 한다. 또 타 상품보다 낮은 매매수수료(0.2%)로 1g 단위로 5만원 내외 소액투자가 가능하고, 매도 매수자가 동시에 거래에 참여해 투명한 시장가격이 형성된다는 점도 매력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주식처럼 사고 팔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었고, 그간 빠른 성장을 보였다"면서 "장외거래의 불투명한 부분을 장내로 양성화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되며, 신뢰성과 공신력 있는 금 거래가 가능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KRX금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는 개인이 여전히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개설 이후 증가세를 보이던 흐름은 올 들어 꺾였다. 개인의 참여(매수 매도 합계)비중은 2014년 54.7%에서 올해 53.1%로 1.6%포인트 감소했다. 개인 다음으로 금지금 공급업자인 실물사업자의 비중이 38.9%로 뒤를 이었다. 기관의 참여비중은 2014년 0.03%에서 올해 7.7%로 증가추세다. 거래소 관계자는 “작년 7월 시행된 유동성공급자(LP)제도 도입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유동성공급자제도는 금지금공급사업자와 유동성공급계약을 체결한 LP증권사에게 일정한 유동성 공급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그간 시장 규모가 4배 가량 성장했지만, 아직까지 시장에 대한 인식과 홍보가 부족하고, 음성거래의 비중이 여전히 압도적인 점 등은 향후 해결해야 될 과제로 꼽힌다. 음성시장 양성화라는 시장개설 취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금시장 규모는 연간 150톤~160톤으로 일평균 600kg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중 음성거래 규모는 75톤~80톤으로 50%에 이른다. 현재 KRX금시장의 거래규모는 연간 약 4톤 수준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KRX금시장의 인지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한국거래소를 통해 금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을 모르는 투자자가 아직 많으며, 금 관련 정보를 폭 넓게 제공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금 거래 활성화와 더불어 관련 파생상품에 대한 부분들도 가능성을 타진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거래소는 국내 금시장의 양성화와 투자자 확대를 위해 미니금(100g) 상장과 상장지수펀드(ETF) 등 연계상품 상장을 통해 시장 확대를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전진수 파생상품시장본부 일반상품시장부 팀장은 “소규모 실물에 대한 투자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오는 9월 이내 미니금 상장과 더불어 마케팅 강화로 국내 금 거래의 50% 수용을 목표로 뛸 것”이라며 “관련업계와 협력해 금 관련 펀드·선물·ETF 등 연계상품을 개발하고 상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한 투자자별 맞춤 교육과 마케팅 전개, 유동성공급자(LP) 인센티브 제공 등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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