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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정

SM그룹, M&A 방식 정공법서 우회인수로 유턴

SPC통해 우회 인수 추진…"재무안정성 부담 커진 탓"

2018-02-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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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인수합병(M&A)의 귀재'로 통하는 SM그룹이 올해도 M&A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건설중장비 업체인 에이스트랙의 인수를 막바지에 두고 있는 데다 삼환기업의 예비인수자로 확정돼 인수 우위에 서있는 상황이다. 다만 무리한 외형 확장에 따른 내실 관리를 우려하는 목소리와 대기업집단으로 분류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선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최근 에이스트랙 인수 방식을 통상 진행해온 계열사를 통한 직접 인수에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한 우회 인수로 전환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M그룹은 올해 초부터 건설업계에서만 두 건의 M&A를 진행 중이다.
 
SM그룹은 지난달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삼환기업의 예비인수자로 확정됐다. 현재 삼환기업의 매각은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토킹호스란 유력 예비 인수자를 선정해 미리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그 외 업체를 대상으로 별도의 공개입찰을 벌이는 방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티건설 등도 삼환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현재까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때문에 삼환기업의 새주인으로 SM그룹이 유력시 되는 분위기다.
 
건설중장비 업체인 에이스트랙의 인수는 막바지 단계다. 지난해 12월 에이스트랙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SM그룹이 지난 2016년 인수한 동아건설산업을 통해서다.
 
SM그룹은 올해 역시 M&A를 통해 영토를 확장해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9월30일 기준 그룹내 계열사 수는 73곳이다. 지난해 말 경남기업 등을 추가로 인수했으며, 계열사가 인수 합병 등이 이뤄진 것을 감안해도 현재 60여개 안팎이다. 이 가운데 상장사는 티케이케미칼(104480), 남선알미늄(008350), 대한해운(005880)이다.
 
다만 거침 없이 M&A를 해온 SM그룹의 행보에 다소 조심스런 분위기도 감지된다. 에이스트랙 인수 과정에서 동아건설산업을 통한 직접 인수가 아닌 SPC를 통해 우회적으로 인수하는 방식을 택한 점이다. 동아건설산업은 본 계약 체결 한 달 후 SPC에 계약상 지위를 이전하고, 해당 SPC와 본 계약상 책임을 연대키로 한다고 공시했다. 이후 동아건설산업은 SPC로 확인되는 동아에이스홀딩스의 250억원 규모 채무에 대해 보증을 결정했다.
 
인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용도에서 SPC를 통한 우회 인수를 택한 것이다. 몸집을 키워온 SM그룹이 리스크를 줄일 목적으로 SPC를 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회사 관계자는 "당초 공정위에 신고할 당시 직접 인수로 신고했기 때문에 변화된 상황을 공시를 통해 알린 것"이라며 "회사가 출자한 SPC이고, 조만간 인수 절차는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에 따른 출혈이 신용도 하락에 영향을 미쳐 전체 그룹에 부담을 주는 것도 방지하자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SM그룹은 통상 계열사를 통해 M&A를 추진해왔다.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계열사의 신용도 하락은 다른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을 중심으로 성장동력을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해운사 신용도가 떨어지면 채권 연장시 금리가 올라가는 것은 부담이 클 수 있다"며 "이와 함께 최근 부채비율이 300% 이상으로 넘어가면 회수요구가 들어오는 분위기라 이 역시 부담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SM그룹 내 상장사인 대한해운의 부채비율은 300%에 육박한다.
 
M&A 전문가는 "우회적인 인수는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면서 재무적 안정성을 가지고 가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대기업집단으로 분류되면서 공정위의 압박도 부담돼 예전 같은 행보를 이어가긴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업이 모태인 SM그룹은 지난 2013년 대한해운을 인수하면서 해운사업부문을 키워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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