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21대 국회선 법정시한 무시 말아야
입력 : 2020-06-07 06:00:00 수정 : 2020-06-07 06:00:00
21대 국회가 우여곡절 끝에 국회법이 정한 시한대로 개원했다. 미래통합당이 더불어민주당의 개원 강행에 반발하며 의장단 선출을 위한 표결에 불참하긴 했지만, 본회의에 참석했고 '개점 후 휴업'이라는 오명에선 벗어날 수 있었다.
 
제13대 국회 이후 각 국회는 개원에 앞서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 등 원구성을 원내교섭단체간 협상에 의존했다. 이 과정에서 상임위원장 배분방식은 여야간 갈등 요소였고, 늘 원구성 지연은 반복됐다. 때문에 국회 원구성에는 평균 41.4일이 소요됐으며 후반기 35.3일보다 전반기 평균 47.5일로 국회 개원 후 원구성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개점 후 휴업 상태가 지속되자 14대 국회에선 국회법을 개정해 원구성 기한을 최초 집회일 이후 3일 이내 선출로 규정했지만, 국회는 법 규정과는 별개로 움직였다. 
 
국회가 법정시한을 등한시하는 것은 원구성 뿐만이 아니다. 국회의원 총선거를 위한 선거구획정안의 국회 제출 시한은 선거일 전 13개월이다. 그러나 국회는 이를 한참 넘긴 뒤 4·15총선 불과 2달 전에 선거구획정안을 제출했다. 이마저도 선거구획정위의 안을 무시한 채 여야 입맛대로 안을 바꿨다.
 
나라살림을 책임지는 예산안도 마찬가지다. 국회에 제출된 예산안은 회계연도 개시일 30일 전 본회의에서 확정돼야 한다. 회계연도 개시일이 1월1일이므로 국회는 그 전해인 12월2일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해야 한다. 하지만 국회는 언제나 법정시한을 가볍게 넘긴다.
 
물론 법정시한만큼 중요한 것은 선거구획정·예산안·원구성을 통틀어, 여야 합의이며 세부 내용이다. 하지만 법정시한은 당연히 넘겨도 된다는 안일한 사고 하에 협의를 한다면 단순히 여야 정쟁에만 그치게 될 것이다.
 
21대 국회가 식물국회라는 20대 국회의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일하는 국회'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해 21대 국회 첫 개원처럼 법정시한은 지키면서 협의를 진행해가야 한다. 
 
통합당도 국회법을 강제사항이 아닌 '훈시규정' 정도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법정시한 내에서 유연한 태도로 여당과 협의해야 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언급한 "인내를 가지고 끝까지 협상을 하며 저항하는 것이 현명하다"라는 내용도 다시 되새길 필요가 있다.
 
한동인 정치팀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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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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