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수요 하락과 공급 과잉으로 부진을 겪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선 친환경·고부가 제품 개발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아울러 국내 업체들의 주요 시장이었던 중국에서 벗어나 공급처도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용원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9일 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등 26개 경제 및 업종별 단체 주최로 열린 제3회 산업발전포럼에서 '포스트-코로나19 석유·화학산업 비전과 과제'를 발표하고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조 부연구위원은 "정유사와 유화사가 생산시설 투자를 확대하며 2021년부터 석유·화학 제품 공급은 증가할 전망"이라며 "반면 국내 업체들의 주요 시장인 중국은 자급률이 증가하면서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환경 규제 강화로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것도 석유·화학산업이 부진한 주요 요인이다. 이에 따라 조 부연구위원은 신흥국이 뛰어들며 공급이 증가한 범용 제품보다는 친환경·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공장이 모여있는 울산국가산업단지. 사진/뉴시스
조 부연구위원은 "고부가제품의 경우 연평균 11.7%의 성장률을 보인다"며 "세계 3위 고부가 제품 생산능력을 구축하기 위해선 전문인력 양성과 대기업과 중소기업 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와 환경규제 대응을 위한 시스템을 업계가 함께 구축하고 노후한 울산 석유·화학 단지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다변화와 석유·화학산업 성장을 위한 정부의 유연한 제도 도입도 당부했다. 조 부연구위원은 "국내 기업들의 주요 시장이었던 중국에서 벗어나 자동차용 화학제품 수요가 증가하는 인도 등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며 "코로나19,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글로벌 밸류체인(GVC) 단절에 따른 원료 조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탄력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