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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검찰총장 징계위 반드시 열려야
입력 : 2020-12-04 오전 6:00:00
한 고위 공직자가 있었다. 그 공직자는 감찰에 협조하지 않았지만, 감찰권자의 판단에 사표를 수리하는 방식으로 감찰이 마무리됐다. 그 공직자는 전직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으로, 훗날 해당 비위가 범죄 혐의로 드러나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당시 감찰권자의 판단을 '감찰 무마'라고 하면서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또 다른 고위 공직자가 있다. 이 공직자도 감찰 대상자이지만, 감찰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사유 등으로 징계 청구와 직무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 공직자는 현직 검찰총장으로, 직무 정지 처분을 정지해 달라면서 소송을 내 법원에서 일부가 받아들여졌다. 검찰은 이번 감찰권자의 판단이 부당하다면서 처분을 재고해 달라고 요구하고, 일부는 사표를 냈다.
 
두 가지 감찰의 사례는 감찰의 종결 여부, 감찰권자의 권한 등의 성격으로 볼 때 단순하게 비교해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전자의 사례에서 언급된 직권남용 혐의 재판을 맡은 판사에 대해 불법 사찰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후자의 사례를 야기한 사유 중 하나로 등장하면서 어느 정도 연결된 측면도 넉넉히 존재한다. 
 
이번 후자의 사례에서 분명히 드러난 것은 감찰 대상자가 포함된 조직의 집단행동이다. 지금은 사라졌다고 하지만, '검사동일체'는 여전하다. 이 때문에 언론에서 편의상 이용했던 이른바 '추 라인' 등의 규정은 실제로는 허구였음이 증명됐다. 일부 자성의 목소리 또는 침묵도 있었지만, 이는 내부망에 이어진 '일치된 입장'에 묻히고 말았다.
 
또 하나 드러난 것은 이 조직의 정치적 행위다. 한 달 전쯤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의혹 등과 관련한 검찰의 압수수색 당시 여당은 '정치 수사'라며 극렬하게 반발했다. 그로부터 한 달 후쯤 현직 검찰총장이 직무 정지에서 벗어난 지 다음 날 월성 1호기 의혹과 관련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검찰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을 것이라고 믿고 싶은 야당이 "검찰의 소임"이라고 논평한 것을 차치하더라도 이번 구속영장 청구 역시 정치적 행위란 비판이 제기될 것이란 예상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면 본인의 비위 혐의에 대한 소임을 다해야 하지 않겠는가. 징계 결과에 승복하든지, 아니면 불복하든지의 문제는 그다음의 절차다. 징계위원회 이후라 할지라도 모든 논란이 소멸하지 않겠지만, 지연될수록 정치적 시비 문제만 불거질 것이다. 징계위원회는 반드시 정상적으로 열려야 한다. 
 
정해훈 사회부 기자
 
정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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