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은 검찰권 독립과 검찰권 남용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비판하면서 "차별 없이 공정한 법치를 행하는 검찰로 돌려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오는 4일로 예정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 징계위원회를 강행하겠다는 의미로도 보인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추미애 장관은 이날 자신의 SNS에 "검찰 독립성의 핵심은 힘 있는 자가 힘을 부당하게 이용하고도 돈과 조직 또는 정치의 보호막 뒤에 숨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런데 검찰은 검찰권 독립과 검찰권 남용을 구분하지 못하고, 검찰권의 독립 수호를 외치면서 검찰권 남용의 상징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또 "인권 침해를 수사해야 하는 검찰이 오히려 인권 침해를 저지르고, 수사가 진실과 사실에 입각하지 않고 짜 맞추기를 해서 법정에서 뒤집힐 염려가 없는 스토리가 진실인 양 구성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가혹한 수사를 했다"며 "미리 수사의 방향과 표적을 정해 놓고 수사 과정을 언론에 흘려 수사 분위기를 유리하게 조성하고, 누구도 수사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언론의 폭주를 제어하지도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미 혐의자는 법정에 서기도 전에 유죄가 예단돼 만신창이 되는 기막힌 수사 활극을 자행해 왔다"며 "전직 대통령도, 전직 총리도, 전직 장관도 가혹한 수사 활극에 희생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런 무소불위의 대한민국 검찰이 힘 가진 자에 대해서는 꼬리곰탕 한 그릇에 무혐의를 선뜻 선물하고, 측근을 감싸기 위해서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했다"며 "막강한 경제 권력과 언론 권력 앞에서는 한없는 관용을 베풀었다"고도 꼬집었다.
추 장관은 "수사와 기소의 잣대를 고무줄처럼 임의로 자의적으로 쓰면서 어떤 민주적 통제도 거부하는 검찰"이라며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한다면서 정치적으로 수사 표적을 선정해 여론몰이할 만큼, '검찰당'이라 불릴 만큼 이미 정치세력화된 검찰이 민주적 통제 제도마저 무력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백척간두에서 살 떨리는 무서움과 공포를 느낀다"면서 "그러나 이를 혁파하지 못하면 검찰 개혁은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이제 대한민국 검찰을 인권을 수호하는 검찰로 돌려놓을 것"이라며 "제 식구나 감싸고, 이익을 함께하는 제 편에게는 유리하게 편파적으로 자행해 온 검찰권 행사를 차별 없이 공정한 법치를 행하는 검찰로 돌려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달 26일 검사징계법에 따라 징계심의기일을 이달 2일로 정하고, 윤 총장 또는 특별변호인이 출석하도록 했다. 이후 윤 총장 측은 징계심의기일 변경을 신청했고, 법무부는 충분한 절차적 권리와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여 오는 4일로 징계위원회를 연기했다.
하지만 윤 총장 측은 징계위원회 기일 변경이 절차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이날 기일 재지정 신청서를 법무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윤 총장의 특별변호인 이완규 변호사는 "형사소송법 제269조 제1항에 따르면 첫 번째 공판기일은 기일이 지정된 이후 5일 이상 유예 기간을 둬야 하고, 유예 기간은 기일이 지정됐다가 변경된 경우에도 적용 가능하다"며 "징계위원회는 재판과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3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강행의지를 다지며 페이스북에 올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추 장관 페이스북 게시판 캡쳐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