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주요 은행들이 디지털자산(암호화폐)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시행을 앞둔 데다 한국은행이 디지털화폐(CBDC) 도입을 검토하면서 시중은행도 디지털자산 사업을 준비 중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한국디지털에셋(KODA)의 전략적 투자를 통해 디지털자산 시장에 진출했다. KODA는 해치랩스, 해시드와 함께 국민은행이 투자해 설립한 디지털자산 관리기업이다. 국민은행은 가상자산과 게임 아이템, 디지털 운동화, 예술작품,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 디지털자산의 범위가 확대되고 서비스들이 가시화되면서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또 장기적으로 유무형 자산들이 디지털화되면 이들 자산의 안전한 보관과 거래,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금융 니즈가 생겨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의 실험을 통해 KODA를 디지털자산 시장의 은행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은 한국은행 CBDC 발행에 대비해 지난 10월 LG CNS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 플랫폼을 시범 구축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CBDC 발행 시 예상되는 금융시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신한은행은 CBDC 발행·유통, 충전·결제, 환전·정산 등의 시나리오에 대한 모델을 구축해 주요 기능을 검증한다. 향후 은행과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 자금 흐름으로 발생하는 금융 데이터 수집과 활용 가능성 등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농협은행도 디지털자산을 예치·관리하는 커스터디 사업 등 블록체인 관련 금융서비스들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특금법 공동 대응을 위한 컨소시엄을 법무법인 태평양, 블록체인 기업 헥슬란트와 함께 출범시킨 바 있다. 이를 통해 향후 디지털자산 분야의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하고, 관련 플랫폼과 서비스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디지털자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