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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대형사 주도한 ETN 시장 진출…'블루오션' 달러지수 연계 상품 채비
2017년 이후 첫 신규 진입…5대 증권사 독식하는 구조…ETF 상품과 차별화도 과제
입력 : 2020-12-1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키움증권이 내년 초 대형 증권사들이 주도하던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에 진출한다. ETN 시장 신규 진입자는 지난 2017년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이다. ETN은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합친 상품이다. 주식이나 원자재 가격을 펀드처럼 묶어 판매한다. 그러면서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올해 초 마이너스 유가 사태로 원유 선물 ETN이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위기를 겪기는 했지만 투자자들의 수요가 높은 상품이다. 키움증권은 동학개미 열풍에 힘입어 브로커리지 강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낸 만큼 달러지수 추종 등 차별화된 상품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10일 한국거래소와 키움증권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내년 초 첫 ETN 발행을 앞두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연내 1호 ETN 출시를 목표로 했으나 아직 상품 준비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단계다. 이사회 승인도 남아있어 내년 1월에야 신규 상장이 가능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ETN 시장에선 대형 증권사들이 웬만한 지수 연계 상품 라인업을 갖춘 상태인 만큼, 키움증권은 상품 개발 단계에서 오랫동안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로 갈 것인지' 혹은 '인지도 있는 길을 갈 지'를 고민하던 키움증권은 최근 후자에 무게를 두고 통화 선물 연계 ETN에 무게를 두고 상품 개발 중이다. 신한금융투자가 미국 달러를, 한국투자증권이 엔화와 유로화 ETN를 상장시킨 상태로 아직 경쟁 수준이 낮은 영역이다.
 
통화 부문에서도 키움증권이 1순위로 고려하는 상품은 미국 달러인덱스 ETN이다. 달러인덱스를 추종해 달러 가치의 등락에 따라 움직이는 상품이다. 올해 하반기 미국 달러화 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신한 인버스2X 미국 달러 선물 ETN은 올해 3월 저점(6440원) 이후 38%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 9월 94.68에서 이달 들어 91을 밑돌았다. 달러의 변동성이 커지자 관련 예금, 펀드, ETN 등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 부쩍 높아진 상황이다.
 
다만 경쟁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의 달러 선물 연계 ETN 4종(일반, 레버리지, 인버스, 인버스2X)뿐만 아니라 삼성자산운용(KODEX), 키움투자자산운용(KOSEF),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이 미국 달러 연계 ETF를 상장시켰기 때문이다. 펀드의 일종인 ETF는 ETN와 비슷한 성격 탓에 늘 경쟁 관계에 있다. 때문에 ETN 발행사들은 ETF가 기존에 진출하지 않은 원자재나 양매도 등 차별화된 영역에서 인기를 끌어왔다.
 
ETN 시장 자체의 파이가 크지 않은 점 역시 우려로 남아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ETF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4000억원에 달하는 반면 ETN 거래대금은 여전히 1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올해는 원유 ETN에 개인 투자가 쏠리면서 4월 중 일일 거래대금이 최고 8000억원대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3분기 이후 다시 500억원대를 오르내리는 수준이다. 작은 파이를 쟁쟁한 증권사들이 나눠먹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래프/뉴스토마토
 
키움증권이 신규 상품을 상장하면 ETN 발행 증권사는 총 9곳(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KB증권, 하나금융투자)이 된다. ETN은 증권사가 채권을 발행해 운용하고 운용수익과 상관없이 약정 수익을 주면 되는 상품으로, 일정 등급 이상의 신용이 확보돼야 발행할 수 있다. ETN을 발행하기 위해선 △신용등급 AA- 이상, △순자본비율(NCR) 150% 이상 △장외파생상품 매매업 인가를 3년 이상 유지한 금융투자업자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레버리지 ETN·ETF에 대한 투자자보호 규제가 강화됐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이 여전히 높은 상품"이라며 "개인계좌 시장 점유율 1위(약 30% 차지)를 차지하는 키움증권의 경우 일반 주식거래 뿐만 아니라 ETN 시장에서도 시장 경쟁력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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