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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질 듯 안 빠지는 증시…산타랠리 기대감↑
개인, 외인·기관 매도 물량 소화…"지수 하방 제한, 상승여력 충분"
입력 : 2020-12-20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국내 증시가 이달 들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매도세에도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강력한 랠리에 따른 과열 부담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증시 급락을 막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60조원이 넘는 투자자 예탁금 등 풍부한 유동성과 미국 경기부양책 협의 기대감이 동력으로 작용하면서 크리스마스 전후를 앞두고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산타랠리’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백신 부작용 이슈 등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은 이달 들어(~17일) 각각 1조7508억원, 1조613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경우 지난달 약 5조원을 사들이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지만, 이달 들어선 차익실현에 나선 모습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물량은 개인 투자자들이 받아냈다. 개인은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 3조406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8거래일째 오르고 있는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은 8970억원을 순매수했다.
 
과거에는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주식 양도세 부담을 덜기 위해 개인투자자가 쏟아낸 물량을 외국인과 기관이 받아 냈지만 올해는 다른 모습이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동학개미의 매수세가 외국인의 단기간 매도에 따른 증시 하락폭을 줄이고 있다. 주식투자 대기자금으로 분류되는 투자자예탁금은 60조원을 웃돌고 있다. 연초(1월 2일) 29조원에 비해 2배 이상 규모가 커진 상태다. 
 
연말 하락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증시 전망도 빗겨가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증시 과열 우려와 단기 조정론이 급부상했다. 지난달 강력한 랠리를 이어간 만큼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부담이 크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지난 18일 기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3.75를 기록했다. PER은 주당 순이익 대비 현재 주가의 시세를 판단하는 지표인데, 높을수록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간 12개월 선행 PER 13배는 일종의 방어벽처럼 여겨졌다. 올해를 제외하고 PER이 13을 넘어선 건 2000년 닷컴버블(20.1배) 때 뿐이다. 
 
그러나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나 주가매출비율(PSR)까지 모두 급등했다면 증시 과열로 해석할 수 있지만 지금은 PER만 급등한 상태"라며 "코스피 이익률이 역사적 바닥권이거나 애널리스트의 이익 추정치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게 더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산타랠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시장의 관심이 미국 재정정책으로 이동하면서 이번주 코스피도 2740~2820포인트 내에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저금리 기조 유지가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고, 여전히 9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이 통과할 거란 기대감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경기민감주에 대한 실적 가이던스가 상향되고 있는 점 역시 기대 요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 합산 이익 추정치는 지난주 대비 0.7% 증가했다"며 "해운 등 경기민감 업종 위주로 상향 추세가 지속된 가운데 수출 지표와 TV 패널 단가 등 업황 개선세가 뚜렷한 디스플레이도 상위권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지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연말 연초 코스닥 지수가 강세를 보인 데다 반도체, 2차 전지 등 제조업 활황에 따른 실적 개선이 전망되고 있다.
 
김두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 기저효과 때문에 내년 실적 가이던스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며 "추세적으로는 내년 상반기 초반까지도 바이오와 반도체, 2차전지 관련주들 중심으로 호재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백신 부작용 등의 부정적 이슈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민감업종이나 컨택트 종목의 경우 코로나 재확산 이슈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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