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방조·묵인 의혹을 받는 서울시 관계자들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확보된 자료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정리해서 곧 의견을 마무리해야 할 단계"라며 "이른 시일 내에, 연말 내에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고인도 광범위하게 조사했고, 고발인과 피고발인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조사가 마무리됐다"며 "2차례 영장이 기각돼 수사상 할 것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서울청 여성청소년과는 이번 수사와 관련한 피고발인 7명 중 5명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다. 경찰 관계자는 "2명은 피해자와 직접적으로 근무하지 않았다"며 "피해자도 특별히 그들에 대해 주목할 만한 진술이 없었고, 근무 시기도 겹치지 않아 조사할 필요성이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성추행 방조·묵인 의혹과 관련해 지난 7월14일에 이어 이달 11일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지만, 서울중앙지법은 2차례 모두 기각했다.
앞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7월16일 역대 서울시장 비서실장 등을 업무상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청 여성청소년과는 그달 17일 고발인 조사로 이 사건에 대한 수사에 돌입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는 같은 달 22일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박 전 시장을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한 전 비서 A씨가 지난 4년간 인사담당자를 포함한 20여명에게 성추행과 관련한 고충을 호소했지만, 묵인 또는 회유성 발언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박 전 시장의 사망 경위에 대한 서울 성북경찰서의 수사는 더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북부지법은 지난 9일 박 전 시장 유족이 제기한 휴대전화 포렌식 절차를 중단해 달라는 내용의 준항고를 기각했고, 이에 경찰은 17일부터 사망 사건에 한정해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포렌식에서 텔레그램은 휴대전화를 참여인들과 직접 봐야 하고, 나머지 문자와 카카오톡은 포렌식이 진행되면 볼 수 있는 파일로 변경된다"며 "그중에서 사망 경위와 관련된 내용을 선별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고, 그런 부분이 끝나야 정리되기 때문에 수사가 언제까지 진행될지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관계자들이 지난 9월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박원순 성폭력 사건 대응과 관련해 서울시에 공개 질의서를 제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