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서울동부구치소 수감자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확산하는 것과 관련해 법무부가 교정시설의 거리두기를 격상한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31일 교정시설 코로나19 대책 브리핑에서 "오늘부터 내년 1월13일까지 2주간 전 교정시설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기간 접견·작업·교육 등 수용자 처우를 전면 제한해 수용자 간 접촉을 최소화하고, 변호인 접견도 제한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직원들은 비상 근무 체계를 유지하며, 외부 활동 역시 원칙적으로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또 "교정시설과 지역사회 내 생활치료센터를 마련해 확진자에 대한 치료를 강화하고, 서울동부구치소의 수용 밀도를 낮추기 위해 추가 이송을 검토하고 있다"며 "또한 노역 수형자, 중증으로 악화할 수 있는 기저 질환자, 모범 수형자에 대한 가석방도 확대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차관은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감염에 취약한 교정시설 내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했으나, 구금시설이 가진 한계와 선제 방역 조치의 미흡으로 이번 서울동부구치소와 같은 사태가 발생했음에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서울동부구치소 직원이 가족으로부터 코로나 19에 감염된 이후 이달 18일과 23일, 27일, 30일 등 총 4회에 걸쳐 방역 당국의 협조를 받아 직원과 수용자에 대한 전수 검사를 진행했고, 현재까지 직원 21명, 수용자 754명 등 775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날 전수 검사는 정오부터 시작해 오후 3시30분쯤 종료됐다. 전수 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법무부는 그동안의 추이를 볼 때 밀접 접촉자 중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동부구치소 코로나19 확진자 집단 발생 원인에 대해 이 차관은 "고층빌딩 형태의 건물 5개 동과 각 층이 연결된 시설 구조와 취약한 환기 설비, 비좁은 공간에 다수의 수용자가 밀집해 생활하는 수용 환경, 그리고 3차 대유행 후 무증상자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예측하지 못한 점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서울동부구치소의 코로나19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23일 서울동부구치소 비확진자 175명을 3개 기관으로 이송하고, 28일 서울동부구치소 확진자 345명을 경북북부제2교도소로 이송하는 등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분리 수용하고 있다.
지난 30일 서울동부구치소에서 호송 차량에 탑승한 재소자들이 다른 교정기관으로 이감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