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또 다시 출연자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6일 방송된 ‘유 퀴즈 온 더 블럭’ 88회 ‘담다’ 특집에는 의대 6곳에 동시 합격한 일반인 출연자가 등장했다.
이날 방송에서 출연자는 고등학교 재학 중 꾸준히 의대 진학을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경기과학고등학교를 다녔다는 출연자는 의대 6곳 동시 합격의 비법으로 학업 성적뿐만 아니라 생활기록부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제는 과학고는 이공계열 영재 양성을 위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2016년~2017년 영재고, 과학고 졸업자 의대 진학 현황만 보더라도 영재고 진학률 8~9%, 과학고 진학률 2~3%를 보이고 있다. 이에 서울과학고는 올해 신입생부터 3학년 때 의과대학에 지원하면 3년간 지원 받은 교육비 1500만원 가량을 되돌려 받고 교내 대회에서 받은 상을 모두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제작진은 이러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출연자가 의대 6곳에 동시 수시 합격했다는 스펙만을 보고 출연을 시켰다. 결국 이러한 점을 인지하지 못한 채 출연자를 섭외하는 바람에 논란의 중심에 선 셈이다.
앞서 ‘유 퀴즈 온더 블럭’은 지난해 8월 유명 유튜버 카걸, 피터 부부를 섭외했다가 출연자 자질 논란에 휩싸였다. 이들 부부는 방송 후 진행자 유재석과 조세호에게 유명 자동차 디자이너의 그림을 선물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했다. 이로 인해 이들 부부가 고가 그림을 팔 목적으로 방송과 유명인 인지도를 활용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결국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사항에 대해 사과문을 올렸다.
‘유 퀴즈’는 시즌3에 론칭과 맞물려 코로나19 여파로 길거리에서 시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콘셉트에서 한 가지 주제를 정해 게스트를 섭외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다채로운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선사해 왔다. 그 결과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서 올해의 프로그램 토크 예능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점차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에서 성공만능주의, 엘리트, 학벌 지상주의를 부추기는 기획들이 연이어 등장을 하기 시작했다. 획기적인 투자로 높은 수익을 거둔 인물, 두각을 드러내는 수재, 각 기업의 CEO 등을 조명해왔다. 어느 순간 소시민들의 이야기를 통해 함께 웃고 울었던 모습은 사라지고 허영과 상대적 박탈감을 안고 있다.
더욱이 진행을 맡은 유재석과 조세호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두 사람은 소위 엘리트, CEO 등이 등장할 때마다 인간적인 면모를 끌어내기 위해서 애를 쓴다. 엄청난 자산 규모 혹은 뛰어난 머리, 학업 성적 등이 이야기 주제로 나오면 일부러 자신들과 거리감이 늘어났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 진행을 맡은 두 사람마저도 거리감을 느끼는 게스트 섭외. 결국 따뜻함을 잃고 논란으로 인한 시청자들의 차가운 시선만 남았다.
유 퀴즈 온 더 블록 유재석 조세호. 사진/tvN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