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차이나머니가 한국 드라마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최근 tvN 수목 드라마 ‘여신강림’은 PPL 광고로 인해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중국 기업의 광고가 버젓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여고생들이 편의점에서 훠궈를 먹고 중국어 광고가 설치된 버스 정류장 등 중국 광고가 잔뜩 등장했던 것. 중국 기업의 광고판이 등장하고 중국 기업 로고가 그려진 휴지를 사용한다. 또한 중국 기업의 로고가 박힌 박스에서 옷을 꺼내는 등 곳곳에서 중국 기업의 PPL를 볼 수 있다. 국내 기업의 상품의 PPL만으로도 불편해 하는 시청자들이 많은 요즘, 대놓고 중국 기업의 PPL이 무더기로 등장을 하다 보니 여론이 좋지 못했다.
더구나 tvN 측은 ‘철인왕후’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철인왕후’는 중국 소설 ‘태자비승직기’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다. 원작 소설의 작가는 혐한 논란이 제기되는 인물이다. 더구나 그가 쓴 작품에서 한국을 비하하는 내용이 많았던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혐한 작가의 작품 판권을 사드린 것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또한 퓨전 사극이라고는 하지만 역사적 실존 인물을 끌고 온 만큼 역사적 사실에 대해 예민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철인왕후’는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로 취급해 논란이 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웹툰 원작 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라고 할 수 있다. 2021년 방송 예정인 동명 웹툰 원작 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는 중국 대표 OTT 기업 아이치이 오리지널로 제작된다. 한국에서는 tvN에서 해외에서는 아이치이 홈페이지 모바일 앱을 통해 공개된다.
물론 넷플릭스 등 해외 거대 자본의 유입이 좀 더 나은 제작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 이견이 없다. 문제는 거대 자본이 가진 목적성에 있다. 해외 거대 자본을 통해 좀 더 나은 품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과 자본을 통한 문화적 잠식의 차이는 크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일본 못지 않게 역사 왜곡을 하고 있는 나라다. 동북 공정으로 고려, 발해 등의 역사를 자국 역사에 편입하고 6.25 전쟁을 항미원조라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 왜곡을 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해 국내 개봉한 영화 ‘에베레스트’는 중국 국경절 대목을 맞아 중국 내 극장가 돌풍을 일으킨 영화 중 하나다. ‘나와 나의 조국’ ‘캡틴 파일럿’과 함께 대표적인 중국 애국주의 영화로 손꼽힌다.
특히 ‘에베레스트’는 뚜렷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 중국은 일부 소수 민족들의 분리, 독립 또는 자치 확대를 억제하고 있다. 의도적으로 티베트 의상을 입고 중국인 사이에서 어울리는 인물이 등장하거나 한족과 티베트족이 형제라고 얼싸 안는 모습이 보여준다.
한때 ‘판관 포청천’ ‘꽃보다 남자’ 등으로 아시아 전역에 강타한 콘텐츠 강국인 타이완은 1999년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중국 자본에 문을 열었다. 하지만 중국 자본이 타이완 제작 인력을 흡수하면서 제작 기반 자체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현재는 중국 콘텐츠 산업의 하청 기지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 역시도 중국 자본이 유입되면서 한국 콘텐츠 사업의 위기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한령으로 인해 중국 자본의 유입이 얼어 붙으면서 어느 순간 위기론이 소리 소문없이 사라져 버렸다. 한한령 해제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한국 콘텐츠 제작에 차이나머니가 침투하기 시작했다. 타이완이라는 선례가 있는 상황 속에서 차이나머니의 공습을 청신호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여신강림 문가영, 차은우, 황인엽, 박유나. 사진/tvN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