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주로 선하고 해맑은 역할을 맡아왔던 배우 최윤영은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서 처음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여형사 김정영 역할을 맡았다. 더구나 김정영이 죽음을 맞이하면서 시청자들이 안타까워했다. 최윤영은 자신의 어머니 역시 김정영의 죽음에 많이 슬퍼했다면서 한동안 중간에 죽는 배역을 쉬려고 한다고 했다.
‘경이로운 소문’은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국수집 직원으로 위장해 지상의 악귀들을 물리치는 통쾌하고 땀내 나는 악귀 타파 히어로물이다. 최윤영이 연기한 김정영은 맡은 사건에 구린내가 조금이라도 난다 싶으면 윗선에 무조건 헤딩슛을 날리는 꼴통 형사다.
최윤영은 작품을 마친 소감에 대해 “요즘 어딜 가나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다’는 말을 듣는데 그런 작품에서 연기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행복했다”며 “'경이로운 소문'을 시청 중이신 시청자 여러분과 정영의 죽음을 안타까워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간 선하고 해맑은 역할을 주로 해온 최윤영은 이번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강직하고 강렬한 카리스마를 지닌 여형사 역할에 도전했다. 그는 “사실 시작 전에 걱정이 많이 됐었다. 내 외모가 가진 조건이 카리스마와는 멀다고 느껴져서 고민도 많았고, 나에게는 큰 도전이었다”고 했다. 또한 “찍는 동안에는 부담 보다는 항상 주변에 사람이 많은 인물을 연기하다가 자칭 타칭 중진경찰서 왕따 역할을 맡다 보니 외로움이 있었지만 짧게나마 모탁, 그리고 카운터들과 공조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윤영은 정영이라는 인물이 원작에 없는 캐릭터다 보니 원작 팬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 그는 “실제 여형사를 만나 조언을 듣고 도움을 얻었다. 체중감량이나 헤어스타일 변화 등 외적인 것에도 변화를 시도했다”며 “연기적으로는 다른 캐릭터들과의 조화에 신경을 많이 썼고 모탁과의 관계는 초반에 너무 티나지 않게 감정을 숨기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고 했다.
경이로운 소문 최윤영 인터뷰. 사진/킹스랜드
극 중 정영은 가모탁(유준상 분)과 사건을 해결한다. 더구나 모탁의 연인이기도 했던 정영은 사라졌다가 7년 만에 다시 나타난 모탁과 애틋한 모습을 보여준다. 허나 기억을 잃은 모탁이 기억을 떠올리고 행복해지려는 순간 죽음을 당한다. 최윤영은 유준상과의 호흡에 대해 “준상 선배님은 최고다. 항상 열정이 넘치신다. 장면에 대해 항상 대화를 하면서 이해도를 높여 주시고, 본인 캐릭터에 대한 연구도 끊임없이 하시더라”며 “나도 여러가지로 자극을 받았고, 촬영 내내 나도 나중에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장난끼도 많으신 데다 항상 분위기를 편하게 해주려고 하셔서 그런지 나이 차이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방송에서도 충분히 연인처럼 보이더라”며 “모탁과 정영의 사랑이야기는 아쉽게 마무리 되었지만 다른 작품에서 꼭 다시 만나고 싶은 파트너다”고 했다.
최윤영은 7년 만에 모탁과 다시 만난 정영에 대해 “처음 정영의 입장에서는 모탁의 기억이 돌아오면 그가 또 과거와 같은 위험에 빠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차라리 돌아오지 않기를 바랐던 것 같다”며 “최대한 감정을 숨기고 연기하다가 카운터가 된 현재의 상황도 듣고 기억도 돌아왔다고 했을 때 그동안의 눌려온 감정이 표현되게끔 연습 했었다”고 설명했다.
최윤영은 유독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정영이 죽기 직전의 장면을 꼽았다. 그는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죽으러 가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기억이 돌아온 모탁을 만나러 가는 장면이기에 처음으로 정영이 밝게 웃는 장면이기도 하고, 그 순간 만큼은 김정영 형사가 아니라 여자 김정영으로 연기 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사는 모탁에게 기억이 돌아왔다는 전화를 받고 통화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며 “대사가 많은 장면은 아니었지만 7년동안 기다린 정영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 한 장면이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최윤영은 “정영에게는 드라마에 표현되지 않은 7년 간의 시간이 아주 힘들었을 거다. 그리고 모탁을 다시 만나 감정을 숨기고 있었을 그녀의 마음이 대본을 보고 연습하면서 그대로 전해졌다”고 했다. 더불어 “참아오던 마음을 모탁에게 제대로 표현하기도 전에 슬프게 죽음을 맞이해서 더 짠했다. 11부 대본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경이로운 소문 최윤영 인터뷰. 사진/킹스랜드
최윤영은 극 중 안타까운 죽음을 맞으면서 모탁과 재회를 하지 못했지만 만약 정영이 죽지 않았다면 밤새 이야기를 나눴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마 정영이 그간 7년동안 있었던 일들과 왜 감정을 숨기고 있었는지 중진서에서 혼자 얼마나 외로웠는지 별별 대화를 밤새 나눴을 거 같다”며 “다시 연인이 되었을지는 미지수지만 마치 처음시작하는 연인처럼 설레는 이야기들을 나누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행복한 상상을 했다.
최윤영은 모탁과 정영을 지지해준 시청자들에게 대해 “모탁 정영 커플을 예쁘게 봐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린다. 요즘 저에게 보내주시는 SNS 메세지와 정영을 살려달라는 댓글들 모두 보면서 감동받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 “저도 많이 아쉽지만 지금의 좋은 기세를 몰아 앞으로 더 다양하고 멋진 모습으로 시청자 분들을 찾아 뵐테니 다음 행보 기대해 달라”고 했다.
끝으로 “역할을 가리지 않고 연기하고 싶다. 어떤 인물도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드는 것이 배우의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중간에 죽는 배역은 당분간 쉬려고 한다. 엄마가 드라마를 보면서 너무 우시더라”고 했다.
경이로운 소문 최윤영 인터뷰. 사진/킹스랜드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