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오리지널 콘텐츠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최대 경쟁력이 되면서 인기 지식저작권(IP)을 모시려는 전쟁이 치열하다. 특히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동영상 콘텐츠 성공사례가 늘면서 국내 OTT 사업자들은 기존 웹툰 플랫폼과 손을 잡거나 새로운 웹툰을 발굴하는 등 공격적인 IP 확보 전략을 취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 웹툰 '경이로운 소문'을 원작으로 만든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이 인기를 얻고 있다. 경이로운 소문은 OCN에서 방영하고 넷플릭스에서 OTT 서비스를 한다. 사진/카카오페이지
10일 업계에 따르면 OTT 사업자 왓챠가 웹툰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는 오리지널 시리즈 IP 확보를 위한 포석인 것으로 풀이된다. 왓챠는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 사전 단계로 지난해 말 '왓챠 시리즈 각본 공모전'을 열기도 했다.
이밖에도 많은 OTT 사업자가 웹툰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오리지널 콘텐츠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기 때문이다. 인기 웹툰 기반의 콘텐츠는 대중에게 이미 검증받은 스토리를 바탕으로 하는 데다, 원작 팬들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재(IP)-창작자-제작-유통-이용 등 콘텐츠 밸류체인 요소의 전방위적 결합과 컬래버레이션 확산에 따른 신규 영역이 창출되고 있다"며 "이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OSMU(One Source Multi Use)가 신선한 콘텐츠로서 면모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인기 웹툰의 경우 스토리와 재미를 검증받아 어느 정도 안정성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웹툰 '스위트홈'을 원작으로 만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실제로도 다수의 웹툰 원작 영상 콘텐츠가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넷플릭스는 웹툰 '신의 나라'와 '스위트홈'을 '킹덤'과 '스위트홈'이라는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하면서 큰 성공을 거뒀다. 100만 뷰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며느라기'와 '연애혁명'도 카카오TV에서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한 오리지널 시리즈다. 이 밖에도 '이태원 클라쓰', '경이로운 소문', '승리호' 등 웹툰 원작의 드라마나 영화는 원작을 뛰어넘는 인기를 끌고 있다.
넷플릭스와 왓챠 외에도 많은 OTT 사업자가 최근 웹툰 사업자와 손잡았다. 콘텐츠 웨이브는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를 유통하며 카카오페이지 웹툰 기반 드라마나 영화를 자사 플랫폼에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페이지는 '승리호', '며느라기', '경이로운 소문' 등 이미 영상화에 성공한 작품 외에도 수많은 인기 웹툰을 서비스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 웹툰 ''승리호'는 영화로 제작 후 넷플릭스에서 공개되 전 세계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카카오페이지
티빙은 네이버와 손잡았다. 지난해 네이버와 CJ그룹은 지분을 교환했고, 네이버는 티빙 지분에도 투자했다. 양사가 콘텐츠 제작 펀드를 조성해 콘텐츠 제작 협력을 약속한 만큼, 티빙은 네이버 웹툰 원작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조만간 제작·서비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웹툰은 월간 활성 사용자(MAU) 7200만명에 인기작을 대거 보유한 대규모 플랫폼이다. 영상화할 수 있는 자원은 무궁무진하다. 최근 미국 온라인 청원 사이트에 네이버 웹툰 '신의 탑'을 영상화해달라는 글이 등장하기도 한 것이 그 증거다. 여기에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원작을 다수 보유한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기도 했다.
네이버 웹툰으로 탄생해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로 만들어진 '연애혁명'은 현재 웨이브에도 서비스되고 있다. 사진/카카오M
시즌은 웨이브나 티빙과는 다른 전략을 택했다. 인기 웹툰을 떡잎부터 직접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KT는 지난해 초 웹소설 분야를 분사해 웹툰·웹소설 플랫폼 '스토리위즈'를 설립했다. 스토리위즈에서 인기 웹툰·웹소설을 키우고 영상화할 IP를 발굴한 뒤, 자사 OTT인 시즌이나 IPTV에서 서비스하겠다는 전략이다. 스토리위즈는 최근 테이크원컴퍼니, 필콘미디어 등과 자사 IP 영상화 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웹툰·웹소설부터 시작해 영상으로 이어지는 KT의 콘텐츠 밸류체인은 콘텐츠 전문회사 'KT 스튜디오지니'에서 구축될 계획이다. KT 스튜디오지니는 오는 2023년까지 매년 10~20개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해 시즌과 자사 IPTV에 공개할 예정이다. KT는 2020년도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KT그룹이 보유한 IP와 플랫폼, OTT를 바탕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유통할 것"이라는 포부를 재차 강조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