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5G 가입자가 전체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의 약 20%에 가까워졌지만, 사용자 불만과 5G 품질 논란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정부 품질평가와 글로벌 조사기관 등은 한국의 5G 속도나 커버리지가 늘었다고 평가하지만 5G 서비스 연결 가능 시간은 전체 사용시간의 25%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통신품질 평가 측정 지역에 주요 아파트 단지 등 거주지를 추가하면서 실질적인 사용자 경험까지 측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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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국내 5G 서비스 누적 가입자는 1286만9930명이다. 5G 신규 단말인 갤럭시 S21 시리즈가 출시되면서 지난 1월 월간 가입자가 역대 최대치인 101만8557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 7069만15명 중 18.2%에 달한다.
가입자 수와 함께 5G 속도와 커버리지도 늘었다. 지난해 말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이통 3사(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의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상반기 656.56Mbps에서 690.47Mbps로 향상됐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도 한국 5G 다운로드 속도는 세계 1위(평균 속도 354.4Mpbs)로 2위인 아랍에미리트공화국(UAE, 292.2Mps)보다 크게 높다고 평가했다.
옥외 기준 이통 3사의 5G 커버리지도 과기정통부 조사 기준 서울은 425.53㎢에서 478.17㎢로, 6대 광역시는 931.67㎢에서 1417.97㎢로 크게 개선됐다.
한국 5G 도달 점수 및 5G 연결 가능 시간 비중. 자료/오픈시그널
하지만 사용자들은 5G 품질 개선을 크게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오픈시그널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국내 5G 연결 가능 시간은 25% 안팎이다. 5G 가입자는 통신 서비스 사용 시간의 4분의1 동안만 5G에 연결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말과 비교했을 떄 SK텔레콤은 24.7%에서 24.3%로 떨어졌고, KT는 21%에서 24%로, LG유플러스는 23.9%에서 24.9%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연결 가능 시간도 2위로, 1위인 쿠웨이트(29.8%)보다 5.1%p 떨어진다.
5G 연결 가능 시간이 짧은 이유는 부족한 5G 실내 기지국 때문이다. 5G는 전파 특성상 LTE보다 주파수가 높아 도달 거리가 짧다. 건물 벽 투과율도 낮다. 이 때문에 실내 기지국이 적으면 집이나 학교 등 사람들이 오랜 시간을 머무르는 실내에서는 5G 서비스에 연결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통신품질 평가는 커버리지를 면적 단위를 중심으로만 측정해 왔다. 실내 시설 중에서도 대규모 점포나 도서관·공항·전시관 등 주요 다중 이용 시설에서만 5G 통신 품질을 평가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과기정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중순을 기준으로 전체 기지국 대비 실내 기지국 수는 2.9%에 불과했다. 전체 실내 기지국 3563개 중 1629개는 서울, 870개는 경기도, 379개는 인천에 위치해 실내기지국도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했다.
2021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품질 평가 측정 장소 계획.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기정통부에서는 올해 통신품질 평가에 주요 주거지역과 대학교 주요 건물 실내 등을 포함한다. 사용자들이 오래 머무르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나 대학교 실내까지 확인해 실질적인 5G 사용자 경험을 측정하겠다는 것이다.
오픈시그널 측은 "한국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5G 서비스가 가능한 지역에 살고 있고 사용자들이 방문하는 장소의 절반 이상이 5G 서비스 커버리지 안에 들어가지만, 실내에서 5G를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실제 연결 가능 시간은 이에 한참 못 미친다"며 "통신 서비스를 실제로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사용자 경험이다"고 강조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