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기자] 은행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다. 추세가 시작된 이상 기존 대출을 점검해 보는 것이 좋겠다. 신규 대출자의 경우 금융회사끼리 비교는 물론 고정금리 대출과 비교할 필요도 있다.
1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대출금리 산정의 기초가 되는 코픽스(COFIX)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지난 1월 0.86%를 기록했다. 코픽스 금리는 지난해 꾸준히 하락세를 그리며 8월 0.80%까지 내려왔다가 11월 0.90%로 반등했으나 연초에 다시 하락한 것이다.
코픽스는 국내 은행들의 조달금리다. 은행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정기예적금, 상호부금 등 8개 상품의 평균비용을 가중평균한 값이다.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정할 때, 변동금리 대출상품은 코픽스 금리에 각자 가산금리를 보태 산정하며 고정금리 대출은 금융채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을 쓴다. 즉 코픽스 금리 추이를 보면 은행 대출금리는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하지만 대출금리는 코픽스가 저점을 찍었던 지난해 8월부터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은행들이 시장의 금리 상승을 반영해 가산금리를 높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국은행 통계를 참조하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금리는 작년 8월 2.39%였으나 이후로 매달 조금씩 상승해 지난 1월 현재 2.63%를 기록했다. 2월 들어 미국의 금리 상승세가 가팔랐던 만큼 국내 대출금리도 적지 않게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규 대출을 받아야 하는 대기자라면 이와 같은 추세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금리 상승기에는 고정금리 대출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아직은 금리 차이가 조금 있다.
금리의 방향성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면 혼합형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대출 초기 5년 정도는 고정금리가 적용되다가 약정기간이 지나면 변동금리로 바뀌는 방식이다. 지금은 금리가 오르고 있고 당분간 오를 것으로 예상하더라도 5년 안에 다시 추세가 바뀔 지 알 수 없는 노릇이므로 혼합형이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또 요즘은 대출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야 하기 때문에 30년 초장기로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는 30년 내내 갚겠다는 게 아니라, 중간에 집을 팔든 목돈을 만들어 갚든 중간에 청산할 생각인데 그동안 월 상환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그렇다면 5년 안에 상환할 경우 혼합형 대출이나 30년 고정금리 대출이나 다를 게 없다. 대신 월 이자는 조금 더 줄어들 것이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현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원리금 분할상환) 금리는 연 2.3%대에서 3%를 넘는 상품까지 다양하다. 은행별로 차이가 제법 벌어지는 편이다. 특히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5대 시중은행에 비해 인터넷은행, 지방은행의 금리가 낮다.
케이뱅크은행은 1~2등급 우량 대출자에게 평균 2.34%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우리은행의 금리 2.93%와 0.59%포인트 낮은 것이다. 만약 1억원을 대출받을 경우 연간 59만원의 이자가 차이나는 셈이다. 10년 동안 대출을 상환할 경우 차액은 590만원으로 불어난다.
물론 장기간 거래한 고객이라면 급여이체, 신용카드 사용 등을 근거로 우대금리 등을 적용받아 할인혜택이 주어지겠지만 이것을 감안해도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이 낮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주거래은행이 있다고 해도 대출을 신청하기 전에 반드시 2~3곳과 비교해 보는 것이 좋겠다.
만약 부부합산 연소득이 7000만원(신혼부부 8500만원·다자녀가구 8000만~1억원)이 안 되고 담보로 잡힐 주택이 6억원 이하 주택이라면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을 받는 게 가장 유리하다.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는 u-보금자리론은 10년만기 대출이 연 2.35%, 30년만기는 2.60%인데 모두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은행에서 신청할 경우엔 이름이 t보금자리론으로 바뀌지만 금리는 같다.
각종 우대금리 조건도 있다. 신혼가구는 0.2%포인트, 다자녀가구와 한부모가구, 장애인가구, 다문화가구는 각각 0.4%포인트씩 낮아진다. 이 경우 소득이나 주택면적 등 일정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요즘 시세가 6억원 이하인 아파트가 흔치 않아 일부만 대상자가 될 수 있겠지만 작은 평형의 집을 마련하려는 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