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9~1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tvN 드라마 ‘빈센조’가 중국산 PPL 논란에 휩싸였다.
14일 방송된 ‘빈센조’ 8회에는 홍자영(전여빈 분)이 빈센조 카사노(송중기 분)에게 레토르트 비빔밥을 건네는 모습이 그려졌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두 사람은 사무실에서 비빔밥을 먹는다는 설정이다. 문제는 해당 브랜드가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중국 브랜드이자 한국 전통 음식인 비빔밥이라는 점이다.
PPL로 등장한 비빔밥은 중국 브랜드 즈하이쿼의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는 중국 내수용으로 제작된 제품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최근 중국 정세다. 한국 드라마, K팝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의 다양한 문화들이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중국은 한복, 아리랑, 김치까지 중국 소수민족인 조선족의 문화이니 중국의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김치에 대해 중국의 절임 음식인 파오차이가 원조라고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중국의 유명인들과 유튜버들 역시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빈센조’가 한국의 전통 음식인 비빔밥을 국내 브랜드도 아닌 중국 브랜드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tvN이 비빔밥까지 중국 것이라는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2013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과 함께 세계에 비빔밥을 알려 노력했던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빈센조’에 등장한 중국산 비빔밥 PPL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서 교수는 드라마 제작비 충당을 위해 선택한 상황이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 안타까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PPL은 한국을 타겟팅 한 것이라기 보다 한국 드라마의 전 세계 영향력을 통해 제품 홍보를 노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우려되는 건 중국어로 적힌 일회용 용기에 담긴 비빔밥이 자칫 해외 시청자들에겐 중국 음식으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해당 제품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국 브랜드인 청정원이 즈하이궈와 합작한 제품이라고 알려졌다. 이에 청정원 측은 김치 원료를 단순 납품할 뿐 합작 형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즈하이궈 국내 마케팅 활동, PPL에 관여하지 않고 제품 공동 개발 등의 협업 활동이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tvN 드라마 ‘여신강림’도 중국산 PPL로 논란이 됐다. 주인공이 편의점에서 중국식 인스턴트 훠궈를 먹고 국내에서 서비스 되지 않는 중국 쇼핑몰 광고판이 한국 버스 정류장에 등장했다. 심지어 ‘여신강림’에 등장한 중국식 인스턴트 훠궈 제품은 이번에 문제가 된 ‘빈센조’의 제품과 같은 제조사다.
중국은 최근 한국 드라마, 영화 시장의 최대 투자자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 한한령으로 주춤했던 중국의 투자가 최근 활발해졌다. 문제는 이러한 중국 자본의 침투가 마냥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이미 중국 자본의 투입으로 200년대 초반까지 활발했던 대만의 드라마 시장은 완전히 몰락해 중국 드라마 시장의 하청으로 전락했다. 또한 할리우드 역시 중국 자본이 투입되면서 일부 작품들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반면 중국은 거대 자본을 앞세워 대중문화 콘텐츠를 꾸준히 개발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 이전과 다르게 빠르게 기술적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빈센조. 사진/tvN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