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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배터리데이 데자뷰?
테슬라발 악재, 주가 급락 후 반등…"폭스바겐도 다르지 않을 것"
입력 : 2021-03-23 오전 6:00:00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이 ‘파워데이’를 열고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종의 주가가 큰 폭 하락했습니다. 특히 LG화학(051910)SK이노베이션(096770)의 주축 배터리인 파우치형 배터리 대신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삼겠다고 하면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지난 한주(15~19일)동안 각각 14.07%, 7.43%나 하락했습니다.  
 
국내 배터리사들의 발등엔 불이 떨어졌습니다. 앞서 테슬라가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하면서 국내 2차전지 업종의 주가가 크게 내렸는데, 전기차 시장 2위인 폭스바겐까지 내재화를 선언한데다, 현대차·기아 등도 중장기적 내재화를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완성차업계의 배터리 내재화 선언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과거 배터리 업체는 ‘부품사’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오히려 ‘갑’이 되는 상황이 됐습니다. 전기차 생산량이 늘면서 배터리 수요는 점차 늘어나는데 공급량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배터리는 전기차 생산단가의 40%나 차지하는 품목입니다. 배터리의 성능이 전기차 성능의 거의 모든걸 좌우한다고도 할 수 있는데요. 폭스바겐의 경우 파우치형 배터리 대부분을 한국 기업들에 의존하면서 한국 배터리사들이 오히려 ‘갑’이 되는 상황이 종종 연출됐습니다.
 
최근 LG와 SK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결과는 폭스바겐까지 피해를 보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폭스바겐은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공장에서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했는데, 최근 ITC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하면서 10년 수입금지 조처가 내려졌기 때문입니다. 
 
폭스바겐의 파워데이 영향으로 국내 배터리사들의 주가가 급락하자 국내 투자자들도 '주식을 계속 보유하고 있는게 맞는가'하는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그렇다면 과거 테슬라의 ‘배터리데이’에선 어땠을까요?
 
테슬라 역시 지난해 9월 배터리 원가 절감 계획을 발표하며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했습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당시 배터리데이를 앞두고 한국 2차전지 업종의 합산 시가총액은 약 1개월동안 11%나 감소했고 행사 이후에도 5% 추가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테슬라는 배터리데이 이후에도 여전히 LG화학, CATL 등 배터리 업체들로부터의 외부 구매를 확대했습니다. 2차전지업종은 성장성이 재차 주목받으며 2월 초까지 83%의 급반등을 시현했습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폭스바겐의 상황도 (테슬라 배터리데이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배터리데이 당시와 마찬가지로 당장 배터리 공급 부족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토마스 슈말 폭스바겐그룹 기술 부문 이사.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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