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 긴축 우려를 덜어주면서 국내 증시는 단기적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채금리발 증시 변동성이 여전한 가운데 경기 회복 속도가 금리 발작을 감당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기 모멘텀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지표 발표가 줄줄이 앞두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는 단기 코스피 예상밴드를 3040~3140선으로 전망했다. 지난 18일 미국 FOMC에서 통화 긴축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해소했고, 1조90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의 관심이 쏠렸던 3월 FOMC는 대체로 무난하게 끝났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하나 경제성장률 전망 역시 대폭 상향조정됐고, 테이퍼링(물가상승) 가능성도 선을 그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 발표에서 금리 상승을 제어할 추가 조치가 없었으나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미국 주가지수가 일제히 상승한 데 이어 아시아, 유럽 증시도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며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도 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기존의 4.2%에서 6.5%로 상향조정했는데 이는 블룸버그의 컨센서스 중간값인 5.6%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 소비도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추가 현금지급이 진행 중이라는 점과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안 연구원은 “OECD는 최근 경제 전망을 조정하면서 미국의 대규모 부양책 추진 효과를 주요 교역상대국 전망 상향에 반영한 바 있다”며 “미국 경기 회복은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3월 FOMC 회의 결과 안도감에 따른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FOMC를 통해 연준은 미국의 빠른 경제 정상화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고, 이후 진행될 6월 FOMC 회의 전까지 미국발 긴축 리스크 가능성을 낮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의 장기국채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감은 여전하다.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8일(현지시간) 재차 급등했는데, 장중 1.76%까지 오르며 작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금리 급등의 영향으로 뉴욕 주요 증시가 대부분 하락했고, 나스닥은 3% 넘게 빠졌다.
연준이 장기금리 상승을 어느정도 용인하면서 당장 시장은 다음주 연준의 보완적레버리지비율(SLR) 규제 완화 연장 여부와 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표 서프라이즈 가능성을 경계할 것으로 보인다. 규제 완화가 연장되지 않거나 물가지표가 예상치보다 크게 오를 경우 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
SK증권은 금리 상승에 너무 경계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금리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하지만 굳이 연준과 맞설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금리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연준은 긴축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미국의 재난지원금 유동성도 이달부터 증시에 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 긴축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국내증시도 안정될 전망이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