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지난 2019년 인터넷(IP)TV 가입자와 매출액이 늘면서 유료방송시장이 확대됐지만, 케이블TV(SO)는 그 규모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IPTV가 케이블TV 점유율을 넘어선 뒤부터 양측의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지는 추세다. 아울러 최근 유료방송사업자 인수·합병(M&A)을 진행한 이통 3사(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의 시장 점유율이 80%를 넘으며 과점체제를 형성하고 있어 관찰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2020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의 대상은 2019년도 방송시장으로, 유료방송시장·방송채널거래시장·방송프로그램거래시장·방송광고시장으로 단위를 획정한 후 경쟁상황에 대해 평가했다.
IPTV '승승장구' VS 하락세 접어든 케이블TV
조사 결과 지난 2019년 유료방송가입자는 3377만 가구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매출액도 6조4279억원을으로 지난 2018년보다 5.7% 늘었다. 하지만 전년 대비 가입자 증가율은 2017년 5.5%, 2018년 3.5%로 매년 둔화되고 있다.
유료방송사업자별 가입자 추이. 자료/방송통신위원회
IPTV는 유료방송시장 성장을 견인하며 케이블TV와의 격차를 확대했다. 지난 2019년 케이블TV의 방송사업매출 기준 점유율은 전년 대비 2.9%p 감소한 31.5%를 기록했으나, IPTV는 케이블TV의 약 2배인 60.0%(전년 대비 3.5%p 증가)를 차지했다. 전체 가입자는 IPTV가 2018년보다 9.4% 증가한 1713만명, 케이블TV는 2.4% 줄어든 1348만명을 기록했다. 매출액 측면에서도 IPTV는 전년 대비 12.2% 확대된 3조8566억원을 벌어들였으나, 케이블TV는 3.2% 축소된 2조227억원을 거둬들였다. 방송사업 기준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액(ARPU)도 케이블TV는 월 1만2358원으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IPTV는 월 1만9608원으로 증가 추세를 유지했다.
이통 3사, 유료방송시장 80% 차지…과점 형성
유료방송시장은 방송사업자간의 M&A가 마무리되면서 상위 3개 기업의 점유율이 80%를 상회하며 시장집중도를 높였다. 2019년 기준 사업자별 매출액 점유율은 KT계열이 2조872억원으로 32.5%(2018년 32.6%), SK브로드밴드가 1조7491억원으로 27.2%(2018년 18.3%), LG계열이 1조6805억원으로 26.1%(2018년 14.7%) 순이었다. 3개 사업자 점유율은 85.8%에 달했다. 가입자 수 기준 점유율도 80.8%로 높았다. 회사별로 KT계열이 1065만명으로 31.5%(2018년 31.2%), LG계열이 843만명으로 25.0%(2018년 24.6%), SK브로드밴드가 820만명으로 24.3%(2018년 23.9%)였다.
방통위는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에 각각 인수·합병된 구(舊) CJ헬로와 티브로드 방송 구역을 중심으로 전체 78개 방송구역 중 52개 지역에서 시장집중도가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방통위는 유료방송시장이 3사 중심의 과점체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으므로, 관련 지역은 물론 방송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주의 깊은 모니터링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속해서 증가하던 유료방송플랫폼의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VOD) 매출액은 2019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8년 8151억원이던 VOD 매출은 2019년 3.7% 줄어든 784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유료방송 수신료 매출에서 VOD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2.4%로 2.0%p 떨어졌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던 IPTV의 VOD 매출도 2018년보다 2.7% 축소된 6412억원이었고, 케이블TV의 VOD 매출은 감소폭이 확대되며 전년 대비 7.9% 감소한 1437억원을 기록했다.
유료방송서비스 가입자 4분의1 "OTT로 갈아타겠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는 탄력을 받으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0년 기준 OTT 동영상 서비스 이용률은 66.3%로 2017년 35.0%, 2018년 42.7%, 2019년 52.0%에 이어 꾸준히 성장했다. 특히 모든 연령층에서 OTT 사용 증가 추세가 나타났다. 방통위가 유료방송가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OTT 서비스 중 유료방송서비스를 대체할 서비스가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2019년보다 9.1%p 증가한 43.1%였다. 가격이 10% 오르면 유료방송서비스를 해지하겠다는 비중도 30.7%로 2019년보다 5.9%p 늘었다. 유료방송서비스 해지 후 OTT를 이용하겠다고 응답한 비중은 25.3%로 전년 대비 4.7%p 증가했다.
방통위는 유료방송사업자와 OTT의 직접적인 대체 관계는 아직 높지 않다고 추정했다. OTT 이용률이 증가하고 시장 규모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유료방송가입자가 여전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료방송사업자의 VOD 매출이 2019년 처음으로 감소한 점을 짚으며 OTT 서비스와의 경쟁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사진/배한님 기자
한편, 방통위는 방송시장의 효율적이고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을 위해 지난 2012년부터 매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하고 있다. 방통위는 '2020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보고서의 주요 데이터와 그래픽 파일을 방통위 홈페이지와 방송통계포털에 공개할 예정이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